넘쳐나는 이미지 속 본질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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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의 '공항도시'

카메라가 내장된 스마트폰이 일상의 필수품이 되면서 이미지는 말과 생각을 대체할 만큼 강력한 언어로 진화 중이다. 이러한 사진술을 둘러싼 문화적 환경의 변화가 급변하는 지금, 사진의 본질과 가치를 좇는 작가들의 작업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올해로 열 살을 맞은 'K&T SKOPF(한국 사진가 지원프로그램) 올해의 작가전'은 이미지 과잉 시대에 사진이 무엇을 실천해야 할 것인가에 주목한다.

고은사진미술관과 KT&G 상상 마당이 함께 여는 제10회 행사가 내년 2월 20일까지 고은사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김신욱, 박정근. 이재욱의 작품 40여 점을 전시 중이다. 세 작가는 자신들이 속한 세계의 경계와 주변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작업을 전개했다. 각기 서로 다른 장소, 지역, 인물을 포착했음에도, 세 작가 모두 지배의 힘이 어디서 나오고,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묻고 있다.

'KT&G 올해의 작가전'
2월까지 고은사진미술관
김신욱·박정근·이재욱
지배의 힘과 영향력 물어

김신욱은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 주변에 형성된 공항 도시를 대상으로 삼는다. 그 장소와 주민 사이에서 흐르는 사회지리학적 질문을 사진이란 용기에 담아낸다. 공항에 2500번이나 갔다는 그는 공항 산업의 요구로 만들어진 기생적 도시라는 장소의 태생과 거기서 영위하는 주민의 삶 형태에 앵글을 맞추며 사회적 의미를 추적한다. 

박정근의 '입도조'.
박정근은 제주도로 터전을 옮긴 이 시대의 청년 입도조(入島祖)들에게 렌즈를 들이댔다. 입도조란 과거 유배를 와 뿌리를 내리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지금의 입도조들은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찾아 이주한 이들이다. 이상적인 삶을 찾아온 보헤미안과 그들이 정착한 곳의 야생성을 대비시키면서 이상과 현실 사이의 부조화를 지켜본다. 
이재욱의 '너의 잘못이 아니야'. 고은사진미술관 제공

이재욱은 경제 붕괴를 당한 그리스인, 독일 내 시리아 난민 캠프를 향한 카메라가 결국 자신을 보고 있음을 느낀다. 국가의 잘못이 개인의 불행으로 이어지는 모습에서 서로 동질감을 갖는다 . 작품은 '너의 잘못이 아니냐'라는 메시지를 통해 위로를 줄 수 있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 ▶ 'KT&G SKOPF 올해의 작가전'=내년 2월 20일까지 고은사진미술관. 051-746-0055. 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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