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누빈 '친환경 신발'… 부산 기업 '금탑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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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제55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이효 ㈜노바인터내쇼널 대표에게 금탑산업훈장을 수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렇게 큰 상을 중소기업, 더군다나 신발업체가 받았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자랑스럽습니다. 지금 전체 신발업계가 어려운 데, 모든 신발인들이 서로 힘을 내서 다시 자기 길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지난 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55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친환경 소재 신제품 생산으로 폐업 위기를 극복하고 신시장을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한 신발 전문 제조기업 ㈜노바인터내쇼널(부산 사상구 소재) 이효 대표의 소감이다.

이효 노바인터내쇼널 대표
'무역의 날' 기념식서 수상

美 스타트업 '올버즈'와 거래
의류 소재로 제작 '역발상'
타임 '세계서 가장 편한 신'
"내년 5000만 불 수출 목표"


이 대표가 올해 금탑산업훈장 수상자 5명(중소기업 3명, 중견·대기업 각 1명) 가운데 단연 눈길을 끈 이유는 사양산업으로 인식되는 신발산업이 첨단산업·업종 대표들과 시상대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1995년 노바인터내쇼널에 관리담당 사장으로 입사해 독자적인 해외 바이어 발굴에 주력했지만, 가격 경쟁력 하락에 따른 실적 악화로 내수용 신발을 생산하며 수출의 길을 다시 모색해야 했다.

한때 폐업의 문턱까지 내몰린 노바인터내쇼널이 기사회생한 계기는 '신발계의 애플'로 불리는 미국 신발 제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올버즈(Allbirds)'를 거래처로 만나면서부터다.

이 대표는 신소재 제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던 중에 2015년 8월 부산 본사 공장을 방문한 올버즈 바이어와 함께 울로 만든 제품을 생산했다. 일반적으로 의류 소재로 쓰이는 메리노울로 신발을 제작하는 역발상을 떠올린 것은 올버즈가 처음이었다.

이 대표가 2016년에 대표이사로 선임돼 기술개발·수출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친환경 섬유를 사용한 올버즈의 '니트 갑피 신발'은 타임·포브스 등 유력 언론매체에서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신발"이라는 극찬 세례를 받았다.

올버즈에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으로 생산·납품하는 신발이 대박을 치면서 2016년 117만 달러(약 13억 원)에 불과했던 노바인터내쇼널의 수출액은 지난해 1158만 달러(약 128억 원), 올해 2811만 달러(약 312억 원)로 수직상승했다. 3년 만에 24배 급증한 것이다.

이 대표는 "올해 연간 수출액은 4000만 달러, 물량으로는 120만 켤레(족) 정도로 예상된다"면서 "내년도 수출액 목표는 약 5000만 달러, 수량상으로는 약 150만~160만 켤레"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해 연구개발(R&D)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원액을 재료로 한 신발 겉창을 개발하는 등 친환경적인 신발 개발에도 앞장섰다.

이 대표는 "이탈리아로부터 공급받던 신발 자재도 1년 반 동안의 연구개발 끝에 국산화에 성공했고, 거의 국산화로 대체해가고 있는 중"이라며 "납품되는 신발은 올버즈가 주로 온라인 판매를 통해 미국, 뉴질랜드, 캐나다, 영국 등 4개 국에 판매하고 있다. 내년에는 한국·일본·중국 판매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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