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감동으로 세대 차 대신 우정 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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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차'를 유쾌하게 풀어내고 세대교감을 이끌어내는 이른바 '세대차 극복 예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진은 tvN의 '나이거참' 방송 장면. tvN 제공

"요즘 아이들은 버릇이 없다. 부모에게 대들고 스승에게도 대든다" -BC.425 소크라테스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어른들은 요즘 애들에게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 반면 아이들은 어른들을 답답해한다. 세대차는 수천 년이 흐른 지금도 똑같다. 그 간극은 다양하다. 바로 이 차이점을 파고들어 유쾌하게 그려내는 예능이 있다. tvN '나이거참'과 JTBC '요즘애들'이다.

■역대급 나이차 출연진의 유쾌한 입담

tvN '나이거참'
할아버지와 10대 어린이의 교감

매주 목요일 방송되는 tvN '나이거참'은 나이도 생각도 너무 다른 할아버지와 10대 어린이가 우정을 쌓아나가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우리 때는 말이야'를 입에 달고 사는 전원책(64) 변호사와 장래희망이 아이돌인 10살 이솔립 양, 초등학생 마음 훔치기에 나선 가수 설운도(61)와 가수들의 춤추는 영상을 따라하는 것이 취미인 11살 9살 한소영 한가영 자매, 연기경력 반세기지만 예능 신생아인 배우 변희봉(77)과 어린 '프로먹방러' 10살 김강훈 군이 주인공이다.

방송의 묘미는 뭐니 뭐니 해도 세대차이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화. 이솔립이 아이돌을 장래희망으로 꼽자 전원책은 "우리 때는 대통령이나 판검사가 꿈이었다"고 질책했다. 또 줄임말을 왜 쓰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하면서도 "부먹(소스 부어 먹기)하고 싶어, 찍먹(찍어 먹기)하고 싶어?"라고 물어 웃음을 안겼다. 설운도는 자신의 유명세를 '검사' 받기 위해 재래시장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뿌듯함을 느낀 후 아이들을 위해 옷을 사줬지만 자매들 취향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가영은 "실망하실까봐 그냥 입으려고요"라며 9살답지 않은 깊은 속내를 보였다. 변희봉은 김강훈을 위해 라면을 끓이려 했지만 난생 처음 보는 인덕션 앞에서 우물쭈물했다. 그런가하면 김강훈은 홍어, 개불을 먹으며 "저는 식감을 중요시해요"라고 말해 감탄을 자아냈다.

연출을 맡은 이용수 PD는 "세 커플을 보면 때로는 웃음이 나오지만 때로는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뭉클함을 느끼실 수도 있다"며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요즘 애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까?

JTBC '요즘애들'. JTBC제공
JTBC '요즘애들'
꿈 키우는 아동·청소년과 만남

혼코노(혼자 코인 노래방), 애빼시(애교 빼면 시체),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짐). 요즘 아이들이 쓰는 신조어는 어른들에겐 외계어나 다름없다. 지난 2일 첫 방송된 JTBC '요즘애들'은 어른들에겐 미지의 영역인 요즘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직접 찾아가는 프로그램. 만 24세 이하의 요즘 애들이 직접 제작한 영상을 보고, 그 중 가장 궁금한 팀(개인)을 만나는 내용이다. 어른MC로 유재석, 안정환, 김신영이, 애들MC 레드벨벳 슬기, 김하온, 한현민과 짝을 이룬 후 진짜 '요즘 애들'을 만나러 간다.

시작부터 단어선택에 세대차가 느껴진다. 옷에 대한 이야기 중 안정환이 파카를 말하자 한현민과 김하온은 "요즘 누가 파카라고 해요. 패딩이라고 하지"라며 웃는다. '인싸(Insider의 줄임말)'라는 말이 나오자 안정환은 처음 듣는다는 표정을 짓고, 한현민은 "무리에 잘 섞여 노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유재석은 "예전으로 치면 분위기메이커"라고 거든다.

이들은 전국 1000여 명(팀)이 보낸 영상을 살펴 12개의 후보를 꼽는다. 평범한 일상을 담은 여고생, 육부장(정육점에서 고기 발골을 담당하는 사람) 20살 여성, 영상 내내 정지화면처럼 아무것도 안하는 복학생 3인방, 연남동(연어를 남김없이 먹는 동아리) 등 신기하면서도 독특한 주인공들이 가득하다. 어른들이 보기에 재미있나 싶은 것들이 많지만 요즘 애들에겐 그야말로 대세. 유재석+한현민, 김신영+슬기, 안정환+김하온 조는 각자 마음에 드는 영상을 하나씩 뽑아 다음 주 직접 찾아갈 예정이다.

이창우 PD는 "이런 유튜버들을 '관심종자'(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과도하게 높은 사람들을 칭하는 신조어)로 보는 사람도 있다"면서 "하지만 평범한 아이들도 나온다. 직업군도 굉장히 다양한데, 그들이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과 이야기들을 전달하겠다"며 선입견을 버려달라는 부탁을 전했다.

김상혁 기자 bstoda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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