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19' 무엇을 사겠습니까 어떻게 살겠습니까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트렌드 코리아 2019/김난도 외 8명

소비 트렌드를 살펴보면 그 사회의 변화상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이 전망하는 2019년 한국 사회의 소비 트렌드는 무엇일까?

김난도 교수는 2019년의 소비 흐름을 "원자화·세분화하는 소비자들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며 정체성과 자기 콘셉트를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문장으로 요약한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
내년 한국사회 변화상 전망

"원자화·세분화한 소비자들
정체성 찾아가는 여정…"

남는 시간 자기계발 쏟는
'밥 잘 사주는 예쁜 엄마'

밀레니얼 세대 라이프스타일
한국 소비시장 새 기준으로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19년 전망서인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는 '나나랜드'에 사는 '밀레니얼 가족(Millennial Family)', 새로운 과거를 찾는 '뉴트로(New-tro)'족을 위한 '카멜레존', '1인 1마켓'의 시대 등을 새로운 소비 트렌드의 키워드로 꼽는다. '필(必) 환경'과 '감정대리인'도 중요한 키워드로 떠올랐다.

콘셉트가 화두가 된 시대다. 소비자들은 자신만의 개성 있는 콘셉트를 연출하는 '콘셉트러'를 자처하며 직관적인 미학, 순간적인 느낌, 가볍고 부담없는 콘셉트에 빠르게 반응한다. 구구절절 설명하는 이야기 구조보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콘텐츠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춰 기업들도 역시 콘셉트 개발에 열심이다.

소비자가 판매자가 되는 셀슈머(sellsumer)의 탄생은 1인 1마켓의 시대를 열며 새로운 유통혁명을 불러오고 있다. 수많은 1인 사업자들이 SNS를 기반으로 자신의 재능을 바탕으로 한 정보와 상품을 팔고, 1인 크리에이터들은 자기만의 콘텐츠를 모바일 라이브로 방송한다. 이런 트렌드의 배경에는 세포 단위의 시장이 만들어진다는 의미의 세포마켓과 셀슈머가 있다.

뉴트로는 일종의 복고다. 하지만 1020 세대를 공략하는 새로운 복고다. 중년세대가 유년 시절에 신던 운동화, 촌스러워 보이는 빅로고 디자인의 티셔츠가 10대들에게 인기다. 출시된 지 30년이 다 되어가는 복고 음료가 불티나게 팔리고, 럭셔리 시계 브랜드는 50년도 더 된 구모델을 다시 소환하고 있다. 과거의 본질은 유지하되 재해석을 통해 현대화시키는 전략이다.

필(必)환경은 살아남기 위한 트렌드다. 재앙이 되어버린 플라스틱과 쓰레기 발생을 줄이고 어쩔 수 없을 때는 재활용하자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처음부터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자는 프리사이클링(precycling) 운동이 펼쳐지며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함께 기업들의 친환경 캠페인도 확대되는 추세다.

자기감정을 스스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늘면서, 많은 소비자가 분노의 감정을 이모티콘으로 표현한다. 연애나 여행을 액자형 관찰예능 프로그램으로 대신 경험한다. '대신 욕해주는 페이지'에 들어가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이른바 감정대리인을 개입시킴으로써 행복하고 즐거운 감정만 느끼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부정적이거나 슬픈 감정을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의 근육을 약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현대의 소비 공간은 카멜레온이 주변 상황에 따라 색깔을 바꾸듯 자유자재로 변신한다는 뜻에서 카멜레존이라 부를 수 있다. 서울 삼성동의 코엑스몰이 스타필드로 이름을 바꾸고 가장 먼저 선보인 랜드마크 공간, 별마당도서관이 죽어가던 코엑스몰을 살렸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유통공간이 카페, 도서관, 책방, 강연장, 전시회장으로 변신하고 있는 추세다.

나나랜드의 밀레니얼 가족도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는다. 나나랜드는 진정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이 정착한 기회의 땅이다. '나나랜더'들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고 편안한 멋을 추구하며 다양성을 중시한다. 획일화된 규범과 관습의 거부는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이다.

나나랜드에 사는 밀레니얼 가족의 집에는 '밥 잘 사주는 예쁜 엄마'가 있다. 밥을 잘 해주는 것이 아니라 잘 사주고, 그렇게 해서 남는 시간을 가족에게 헌신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계발에 투자하는 엄마다. 베이비붐 세대 부모의 지원을 받는 밀레니얼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은 향후 다른 세대로 확산하여 한국 소비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으로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전망한다. 김난도 외 8명 지음/미래의창/456쪽/1만 7000원.

이밖에 내년도 국내외 트렌드를 전망하는 책으로는 <라이프 트렌드 2019-젠더 뉴트럴>(김용섭 지음/부키/452쪽/1만 7000원), <디지털 트렌드 2019>(연대성 지음/책들의 정원/244쪽/1만 5000원), <모바일 트렌드 2019-지금 우리에게 5G란 무엇인가>(커넥팅랩 지음/미래의창/312쪽/1만 6000원), <2019 재테크 대전망>(서기수 외 6명 지음/메이트북스/344쪽/1만 7000원), <2019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KOTRA 지음/알키/504쪽/2만 3000원), <와이즈 트렌드(WISE TRENDS)>(<트렌즈>지 특별취재팀 지음/권춘오 옮김/마인드빌딩/360쪽/1만 9800원) 등이 나와 있다.

백태현 선임기자 hyu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