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4대 맛집] 싱가포르 '인싸'들이 찾는 그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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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는 중국계와 말레이계 등 다양한 인종이 어우러져 있어 음식 문화가 다양하다. 또 외식 문화의 발달로 음식의 맛이 뛰어나다. 사진은 칠리크랩 모습.

싱가포르는 중국계, 말레이계, 인도계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종이 어우러진 국가다. 다양한 종족만큼 음식 문화도 다양하다. 게다가 싱가포르 사람들은 집에서 음식을 해 먹는 일이 드물다. 대부분 밖에서 식사를 해결한다. 당연히 외식문화가 발전할 수.밖에 없다. 싱가포르에서 4대 음식과 식당을 소개한다.

① 호커찬의 누들

주인장의 특제 소스 곁들인
미슐랭 별 '소야 소스 치킨 누들'


호커찬은 원래 차이나타운의 야외 노점식당이다. 2016년 미슐랭 별을 받으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지금은 체인점을 열어 운영하고 있다. 주인 찬혼밍이 만든 '홍콩 소야 소스 치킨 앤 누들'이 대표 음식이다.

찾아간 곳은 스미스거리에 있는 차이나타운점이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여는 곳이다. 낮 12시 무렵 식당을 찾았을 때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계산대 앞에는 긴 줄이 서 있었다. 주문한 뒤 겨우 자리를 찾아 앉아 주변을 살폈다. 싱가포르 사람들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도 적지 않았다.

메뉴판을 읽어 보았다. 돼지고기, 닭고기에 밥, 면을 곁들이는 음식이었다. 주문한 음식은 가장 인기 있는 소야 소스 치킨 누들이었다. 여기에 파파야 티 수프와 소야 빈 스프라우트도 추가했다. 잠시 후 음식이 나왔다. 
소야 소스 치킨 누들.
소야 소스 치킨 누들(油鷄面)은 중국, 홍콩, 싱가포르의 중국음식점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면에 이 집만의 소스를 뿌렸다. 여기에 삶은 닭고기를 곁들였다. 소스를 잘 섞은 뒤 면을 맛보았다. 소스의 맛이 정말 독특했다. 이 식당을 안내한 현지 여행 가이드는 "호커찬 음식은 처음 먹어본다. 누들 맛이 최고다. 미슐랭 가이드를 받은 이유가 있다"고 평가했다.

② 바이올렛 운의 렌당
페라나칸 음식의 끝판왕
진하게 양념한 미트볼 '렌당'


내셔널 갤러리 싱가포르에 간 김에 그곳에 있는 '내셔널 키친 바이 바이올렛 운'에서 점심을 먹었다. 클래식한 분위기가 멋진 고급 식당이었다.

'페라나칸 요리의 어머니'로 불리는 바이올렛 운이 선보이는 다양한 페라나칸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페라나칸은 말레이 반도로 건너온 중국인 이민자와 말레이인 사이의 혼혈 민족을 일컫는 말이다. 페라나칸 음식은 말레이시아, 중국, 유럽의 문화를 반영한 재료와 조리 기술이 섞여 조화로우면서도 감칠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에서는 렌당을 주문했다. 렌당은 원래 인도네시아 음식이지만 지금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서 즐겨 먹는다. 진하게 양념한 미트 볼이다. 
미트볼 렌당.
렌당은 양념 맛이 매우 강하다. 고기에 코코넛밀크와 마늘, 양강, 강황잎, 레몬그라스, 작은 양파인 샬럿 등을 넣어 끓여 만든다. 렌당이 나왔다. 짙은 갈색이 인상적이었다. 소스를 뒤집어보자 고기가 나왔다. 먼저 소스를 맛보았다. 매콤하고 진한 맛이 느껴졌다. 깊이가 있는 맛이었다. 약간 이국적인 향신료 향이 나기도 했지만 먹는 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 고기는 입에서 사르르 녹을 정도로 푹 삶겨 있었다.

식당에 동행한 여행 가이드는 "그동안 렌당을 많이 먹어봤다. 이곳의 맛은 다른 렌당 맛집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③ 송파의 바쿠테
싱가포르의 국민음식 '바쿠테'
돼지고기 수프, 해장에 딱 좋아


송파는 싱가포르강에서 리버 크루즈를 타는 곳인 클라크 키 인근인 뉴 브리지 로드에 있다. 2016년 미슐랭 가이드 싱가포르 '비브 고맨드' 리스트에 오른 식당이다.

송파는 싱가포르의 인기 음식인 바쿠테(肉骨茶)를 파는 곳이다. 바쿠테는 돼지갈비를 푹 곤 국물에 고기를 넣은 돼지 갈비탕이다. 과거 말레이시아에 정착했던 중국인들이 돼지고기를 이용해 만든 보양식이다. 지금은 싱가포르에서 국민 음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국민 음식 바쿠테.
송파의 메뉴는 모두 바쿠테 일색이다. 다만 고기 종류에 따라 메뉴도 조금 다르다. 일반 바쿠테도 있고, 로인 립 수프(龍骨湯), 프리미엄 로인 립 수프(特級龍骨湯), 돼지 간 수프(猪腰湯)도 있다. 물론 돼지족발, 돼지 내장 같은 요리도 판다.

바쿠테와 밥, 그리고 반찬 두 가지를 주문했다. 국물에 뼈에 붙은 돼지고기 두 점이 담겨 있었다. 바쿠테 국물은 돼지갈비에 대회향, 계피, 정향, 당귀, 마늘, 회향 씨 등을 넣어 끓인다. 국물에서는 마늘과 후추 맛이 강하게 났다. 벽에 붙은 사진을 보니 마늘, 후추가 보였다. 국물은 진하고, 깊은 맛이 났다. 왜 송파 가게 앞에 양쪽으로 길게 줄이 서 있는지 충분히 이해되는 맛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해장하기에 좋은 맛이었다.

④ 시푸드 리퍼블릭의 칠리크랩

달짝·고소한 양념맛 '칠리크랩'
간장게장 부럽지 않은 밥도둑

센토사섬에서 아쿠아리움 등을 둘러본 뒤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 '시푸드 리퍼블릭'에서 점심을 먹었다. 싱가포르의 대표 음식인 칠리크랩을 맛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일단 자리를 잡은 뒤 칠리크랩과 시리얼 프론을 주문했다. 칠리크랩은 게를 양념한 요리다. 생선조림에 생선 대신 게를 넣은 모양이다. 칠리크랩은 양념 맛이 포인트다. 게에 싱가포르산 고추, 검은 후추와 하얀 후추, 소금, 달걀을 넣어 튀긴다. 달걀 흰자를 넣어 찐 뒤 태국식 커리를 넣고, 마늘과 양파를 더해 볶으면 된다.

이름에는 '칠리'가 붙었지만 그다지 매콤하지는 않고, 달콤하면서 고소한 게 특징이다. 양념을 찍어 먹을 수 있도록 빵을 준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칠리크랩 양념에 밥을 비벼 먹으면 딱 좋을 것 같았다.

시리얼 프론은 새우를 시리얼로 튀긴 음식이다.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좋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시푸드 리퍼블릭에 가면 앞치마는 물론 가방, 핸드폰 덮개를 준다. 칠리크랩을 깨먹을 때 양념이 옷 등 주변에 튈 수 있기 때문이다. 식탁에는 투명한 용기에 레몬 물이 담겨 있다. 마시는 물이 아니다. 칠리크랩을 손으로 뜯어먹은 뒤 손가락을 씻으라며 놓아둔 물이다. 싱가포르/글·사진=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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