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 작품 작업 과정으로 만나는 '다다시 가와마타'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다다시 가와마타의 'Big Nest'의 내부.

일본 작가 다다시 가와마타(65)는 전 세계를 오가며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87년 캔버스에서 천을 떼어낸 나무틀만을 쌓아 올린 작품을 선보인 후 30년 넘게 설치작업을 해오고 있다. 폐교나 부서진 건물, 강과 산, 공원 등지에 다리나 집, 오두막을 짓는 다다시의 작품은 실제 사람들이 올라가거나 걸을 수 있도록 제작된다.

갤러리 604(부산 중구 대청동)에서 오는 24일까지 열리는 'Tadashi Kawamata-Maquette & Document'는 다다시가 이제껏 해왔던 대규모 설치작업의 준비과정을 보여 주는 아카이브(Archive) 전시이다. Maquette(마케트)는 조각 또는 건축의 축소 모형을 지칭하는 말. 26점의 작품 옆에는 각 마케트가 어떻게 실제 프로젝트인 설치작품으로 이어져 왔는지 알아볼 수 있는 사진과 드로잉이 함께 구성되어 있다. 작품과 사진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프로젝트 B6(해운대부민병원 1층)에서도 같은 전시가 12월 1일까지 진행된다.

갤러리 604, 24일까지
마케트·드로잉 등 선봬

부산시립미술관
실제 작품 'Big Nest' 전시

외관. 부산시립미술관·갤러리 604 제공
1953년 홋카이도에서 태어난 다다시는 도쿄예술대를 졸업한 후 베니스비엔날레 일본관 작가(1982년)로 초청된 이래 러시아 푸쉬킨 미술관, 프랑스 퐁피두 메츠 등 전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전시를 가졌다. 현재는 프랑스의 국립미술학교인 에콜 데 보자르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다다시의 작품은 미술의 형식을 표현하지만 건축적인 지식이 없이는 제작할 수 없는 것이 특징. 사회 문제를 주제에 반영하고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워크숍 형식으로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해온 것도 눈길을 끈다. 때로는 알코올 중독자, 조현병 환자, 죄수, 실업자, 노인 등을 작품 제작에 참여하면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치료효과를 보기도 했다.

다다시의 실제 설치작품은 부산시립미술관에서 내년 2월 17일까지 열리는 '보태니카(BOTANICA) 야외 프로젝트'에서 볼 수 있다. 미술관으로 통하는 진입로에 마치 새 둥지를 연상시키는 둥근 형태의 나무 구조물인 'Big Nest'가 주인공. 다다시가 부산 시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폐목재를 기증받아 만든 작품으로 나무에서 뿜어 나오는 향이 자연의 생명력을 느끼게 만든다. ▶Tadashi Kawamata-Maquette & Document=24일까지 갤러리 604(051-245-5259), 프로젝트 B6(051-602-8196). 박진홍 기자 jhp@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