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3분기 경제동향] 수출↓실업↑… 뒷걸음질 치는 동남권 경제, 내일이 더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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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조선 등 주력산업의 부진으로 부산과 울산 경남 등 동남권 경제 전체가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5년 파산해 방치되고 있는 경남 통영의 한 폐조선소 모습. 연합뉴스

부산 울산 경남 등 동남권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주력산업인 자동차와 부품, 선박 등의 수출이 급감하고 있는 데다 울산과 경남에선 실업률이 치솟고 소매 판매는 줄어들고 있다. 나라 경제 전체가 취업이 어렵고 투자가 줄어들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와 마찬가지로 동남권은 더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내년 성장률이 올해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는 연구기관들의 전망이 속속 나오는 가운데, 내년의 지역 경기가 더 우려되는 상황이다.

수출, 작년 대비 19.4% 감소
하반기부터 크게 나빠져
선박·자동차 등 부진 큰 원인

울산 실업률 4.9% 전국 최고

■부산 경남 수출실적 비상등

15일 관세청에 따르면 부산지역 수출 실적이 올들어 10월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국적으로는 수출이 5.6%나 늘어나고 최단기간에 5000억 달러를 돌파하는 등 호실적을 냈지만 부산은 이와 무관했다. 올해 1~10월 부산 수출은 121억 215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123억 5616만 달러)에 비해 1.9%가 감소했다.

1~10월 기준으로 살펴보면, 부산지역 수출은 2015년에 129억 9642만 달러에서 2016년 115억 1854만 달러로 11.4%나 급감했으나 지난해 다시 회복됐다. 그러다 올 들어 다시 뒷걸음친 것이다. 1~10월 부산의 수입은 124억 1817만달러로 지난해 동기(118억 5593만달러)보다 4.7%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는 무역실적이 5억 달러 흑자였으나 올해는 3억 달러가량 적자다.

관세청 HS품목 분류에 따라 살펴보면 승용차 수출은 1~10월 20억 1583만 달러로 13.5%가 감소했으며 선박 수출은 2억 1752만 달러로 46%나 급감했다. 철강제품과 항공기부품 등 지역의 주력 수출품들도 상당수 부진한 상황이다. 특히 경남은 지난해 1~10월 수출 525억 달러에서 올해는 324억 달러로 38%가 줄었다.

하지만 이날 관세청이 밝힌 10월 수출 확정치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지난달 수출은 월별 수출액 기준으로 역대 2위인 549억 달러에 달했고 10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5053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였다. 부산시 관계자는 "반도체 석유제품 무선통신기기 등 경쟁력이 높은 품목이 나라전체 수출을 이끌고 있지만 부산의 수출품목은 여기서 제외돼 있는 데다 산업의 수도권 집중이 이어지면서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품목은 대다수가 수도권에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울산 실업률 4.9%, 외환위기 후 최고

수년간 계속되는 조선·자동차 산업의 구조조정 영향으로 울산과 경남에선 주민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서비스·소비지수 등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지역경제동향'을 보면 지난해 3분기 대비 동남권(부울경) 전체의 광공업생산(-1.8%)과 수출(-19.4%)은 감소세였고 고용률(58.7%)은 하락세, 소비자물가는 1.7% 상승세, 인구이동은 1만 446명 순유출을 각각 기록했다. 다만, 건설수주는 올해 2분기 -37.0%에서 3분기 23.5%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동남권은 광공업생산(전년 동분기 대비)이 △2017년 3분기 2.7%였지만 △4분기 -8.5% △올해 1분기 -5.3% △2분기 -4.8% △3분기 -1.8%로, 수출이 △2017년 3분기 28.7%에서 △4분기 -6.7% △올해 1분기 -2.2% △2분기 -27.3% △3분기 -19.4%로 각각 4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동남권의 고용률은 2017년 3분기 58.9%에서 올해 3분기 58.8%로 5분기 연속 57~58%대에 머물러 있다. 동남권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7년 3분기 2.0%에서 4분기 1.3%, 올해 1분기 1.2%로 상승세가 둔화되다가 2분기 1.6%, 3분기 1.7%로 뛰어올랐다. 1%대의 물가상승률 지표는 아직까지는 괜찮은 수준이다.

시·도별로 보면 올해 3분기 울산의 실업률은 1년 전보다 1.3%포인트(P) 상승한 4.9%를 기록했다. 이는 1999년 3분기(6.1%) 이후 3분기 기준으로 최고치로, 전국에서 서울(4.9%)과 함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울산은 고용률 역시 1년 전보다 1.1%P 하락했고, 소매판매(-1.2%)도 부진했다. 경남 역시 3분기에 서비스업생산(-0.8%) 및 소매판매(-2.3%) 부진이 두드러졌다.

수출은 특히 하반기부터 크게 나빠지고 있는데 3분기의 경우 경남(-43.7%), 부산(-15.9%) 등에서 선박·자동차 등 부진으로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용률과 소매판매, 서비스업 생산은 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지표로, 지역의 주력산업이 침체되다 보니 일자리를 잃고 쓸 돈은 없어 지갑을 닫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덕준·송현수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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