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수역 폭행', 여성이 먼저 남성 촬영·신체접촉"
경찰이 '이수역 주점 폭행' 사건과 관련, 여성이 남성에 먼저 물리적 접촉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조사 결과를 밝혔다.
지난 13일 오전 4시께 서울 동작구 지하철 7호선 이수역 인근 한 주점에서 A(21)씨 등 남성 일행 3명과 B(23)씨 등 여성 일행 2명은 쌍방폭행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15일 경찰이 확보한 주점 CCTV와 관계자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B씨 등 여성 2명은 주점에 있던 다른 남녀커플과 원인이 불명확한 시비가 붙었다.
이들 간에 언성이 커지자 A씨 일행은 주점 직원에게 B씨 등을 조용히 시켜달라고 요청했지만, 상황은 나빠졌다.
이후 남녀 커플은 먼저 주점을 떠났으나 A씨 일행과 B씨 일행의 말다툼이 심해졌다.
B씨 일행은 휴대전화로 A씨 등을 촬영하기 시작했고, A씨가 이를 '몰래카메라'라고 항의하면서 서로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 이 과정에서 A씨 일행도 휴대전화로 당시 상황을 촬영하면서 갈등이 커졌다.
당시 주점 내부 현장 CCTV에는 여성이 먼저 남성의 목 부위에 손을 접촉한 뒤 서로 밀치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사를 받은 주점 관계자는 여성들이 시비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양측이 주점 밖 계단에서 다시 충돌한 것으로 보고, 당사자들의 진술을 들어볼 예정이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새벽 시간이고 양측의 진술이 상반돼 약식 조사만 한 뒤 이들을 귀가시켰다.
사건은 B씨 측이 전날 인터넷에 "머리를 짧게 잘랐다는 이유로 남성 4명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며 알려졌다.
반면 A씨는 B씨 등이 주점에서 비속어를 사용하며 크게 떠들어 시비가 붙었고, 주점을 나가려고 하는데 계단에서 여성이 혼자 뒤로 넘어졌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시비 원인을 누가 제공했는지는 폭행 혐의 적용이나 정당방위 해당 여부와는 별개라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다툼이 시작된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면서 폭행에 대해서 면밀히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와 B씨 일행을 불러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A씨는 이날 조사를 받기로 예정되었으나, A씨가 변호사를 선임한 뒤 경찰서에 출석한다는 입장을 통보해 조사가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