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보수 정치권 각자도생에 '핵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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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부산·울산·경남(PK) 보수 정치권이 '핵분열' 직전의 상황에 놓여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보다 더 심각한 위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 투톱 선거 눈앞인데
'PK 대표' 만들기 의지 없어

중진, 줄줄이 지도부 출마설
초·재선, 지역구 사수 '올인'
원외 인사는 당협 쟁탈 혈안
탄핵 때보다 더 심각한 위기

자유한국당의 다선 의원들은 중진다운 면모를 전혀 보여 주지 못하고 있고, 초·재선 의원들은 '지역구 사수'에만 올인하고 있다.

21대 총선 출마 예정자들의 당협 위원장 쟁탈전은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 'PK 당대표'를 만들겠다는 의지나 움직임도 없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간 '보수 대통합'은 갈수록 요원해지고 있다.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한국당 PK 중진들이 연말과 연초로 예정된 투톱(원내대표와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극심한 '눈치작전'을 펼치고 있다. 현재 PK 정치권에선 김정훈·유기준·이진복·유재중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설과 조경태·김재경 의원의 대표·최고위원 도전설이 나돌고 있다. 한국당 PK 중진들의 지도부 출마설이 한꺼번에 나돈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차기 총선 공천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PK 정치 내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중진이 자발적으로 출마의사를 접고 있다. 당내 의원들로부터 원내대표 출마 제의를 받고 있는 김정훈·이진복 의원은 13일 "지금은 내 욕심만 차릴 때가 아니다"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진복 의원은 원내대표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제의를 받고 있는 상태다. 김정훈 의원은 정책위의장을 지낸바 있다.

일각에선 PK 출신 당대표를 만들기 위해 부·울·경 중진들은 원내대표 출마를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모 PK 중진 의원은 "여러가지 당내외 사정을 감안할 때 PK 출신이 차기 당대표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부산 출신 원내대표가 탄생하면 내년 2월 'PK 당대표'는 힘들어진다"고 했다. 현재 한국당 의원들과 사무처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차기 당대표로 추천하는 기류가 많다.

하지만 한국당 PK 정치권이 김무성·홍준표 지지파로 나뉘어 있는 데다 황교안 전 총리를 옹립하려는 움직임도 있어 'PK 대표' 출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당의 핵심 조직인 당협 내분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후임 위원장이 인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당협 위원장을 일괄 사퇴시켜 한국당의 공조직이 최소한 3개월 정도 공백이 생긴 데 이어 기존 위원장과 전·현직 국회의원, 외부 영입인사들이 사생결단식의 당협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여성 출마 예정자들이 다른 지역의 여성 정치인을 공격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21대 총선 승리를 위해선 '보수 대통합'이 반드시 성사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중앙당 움직임과는 달리 복당파와 잔류파의 앙금이 해소되지 않고 있고, 바른미래당과의 통합 움직임도 전혀 없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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