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무원 5급 승진 하반기 몰려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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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지방선거 여파로 전국 지방공무원의 5급 사무관 승진이 하반기에 한꺼번에 이뤄지면서 '승진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승진에 필수적인 지방자치인재개발원의 교육 과정이 승진 인원을 다 수용하지 못하는가 하면, 한 지자체는 가장 늦게 승진 의결을 하고도 '새치기' 교육을 가려다 들통나는 등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지방선거·대상자 증가 원인
29명 교육 못 받아 승진 배제
서구 '새치기' 가려다 들통도
6~8급 승진 연쇄 지연 술렁


13일 부산시에 따르면 해운대구(지난달 4일 의결), 부산진구(지난달 12일 의결), 강서구(지난달 12일 의결), 서구(지난달 15일 의결) 등 4개 구의 공무원 29명은 지방자치인재개발원의 교육을 받지 못해 내년 1월 1일 자 정기 인사에서 승진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마지막 교육 대상이 '10월 2일 이전 승진 의결을 받은 자'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6주에 걸쳐 진행되는 지방자치인재개발원의 '5급승진리더과정 교육'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올해 마지막 교육인 11회차는 지난 5일부터 시작됐다.

이번 승진대란은 올해 지방선거로 인해 승진의결이 하반기에 한꺼번에 몰린 데다, 내년에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퇴직하면서 승진 인원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올해 지방선거 이전에 승진 예정자 인사를 하지 말라는 내용의 행안부 지침(본보 지난해 12월 22일 자 9면 보도)에 따라 가급적 승진을 미뤄왔다. 또, 베이비붐 세대인 1959년 6월~12월 출생 공무원이 내년 1월 1일 자로 공로연수에 들어가면서 승진인원이 늘기도 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올 한해 부산의 승진 의결 대상자는 331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는 323명이었다. 시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지방선거 여파로 하반기에 승진 인원이 몰렸다. 지방자치인재개발원에서도 마지막 3회차 교육인원을 대폭 늘리는 등 방안을 마련했지만 결국 모두 수용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승진에 민감한 공무원 사회는 들썩이고 있다. 사무관 승진이 늦춰지면 이어지는 6급, 7급, 8급의 승진도 연달아 늦어지기 때문이다. 전국공무원노조 부산지역본부 강서구지부는 지난 6일 "사전에 준비되고 예견된 인사였음에도 이를 방치한 데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한 지자체는 연내 승진 교육을 보내려 '새치기'를 하다 들통나기도 했다. 서구는 지난달 15일 7명에 대해 승진의결을 해 부산 지자체 중 가장 늦었지만, 의결에 앞서 시에 10월 1일에 승진의결을 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승진 의결이 미뤄진 사실을 시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새치기' 의결로 11차 교육 대상에 포함됐던 서구는 문제가 불거지자 입교를 취소했다. 서구청 인사과 담당자는 "올해 교육을 못가면 당장 내년부터 인사와 승진 일정에 차질을 빚는 데다, 행정 공백이 발생할 것을 우려했다"고 밝혔다. 시 인사과 담당자는 "올해 교육을 놓쳐도 내년 초에 교육을 받으면 승진에 큰 차질이 없는데, 다들 기대가 많아서인지 이를 너무 크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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