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처 공무원, 술 마시고 시민·경찰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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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경호처 공무원이 서울의 한 술집에서 시민을 마구 폭행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돼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10일 청와대 경호처 5급 공무원 유 모(36) 씨를 폭행·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이날 오전 4시께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 술집에서 다른 손님인 A씨를 폭행한 혐의가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유씨가 북한에서 가져온 술을 같이 마시자며 합석을 권유했고, 이후 자리를 떠났더니 갑자기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동 경찰에 "내가 누군지 아느냐"
靑 대기발령 조치, 野 비판 날세워

유씨는 출동한 경찰관을 한 차례 때리고 욕설하며 "내가 누군지 아느냐"고 소리도 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유씨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1차 조사 이후 석방했다"며 "신원이 확실해 도주 우려가 없어서 이후 추가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해당 경호처 직원을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 직원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다. 야권에서는 '청와대 권력의 오만함이 드러났다'며 경호처장의 경질과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한국당 송희경 원내대변인은 11일 "음주운전 피해자 고 윤창호 씨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음주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심각한 상황에서 청와대 직원이 음주를 하고 국민위에 군림하려 했다"면서 "비탈길을 내달리는 현 정부의 기강해이와 국민 경시 태도의 한 단면을 보게 되어 씁쓸하기 그지없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청와대, 술 취한 경호처 소속 공무원까지 갑질하는가"라며 "내부 적폐부터 단호하게 척결하고 반성하라. 해당 직원은 파면을, 경호처장은 경질을,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박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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