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리선권 '냉면 발언' 北에선 늘상 하는 말"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이른바 '냉면 목구멍' 발언에 대해 "계획적이거나 의도된 발언은 아닐 것"이라며 "북한의 사죄나 인사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견해를 밝혀 눈길을 끈다.

태 전 공사는 2016년 한국으로 망명한 뒤 김정은 정권을 강하게 비판해왔으며, "북한의 핵 폐기는 절대 불가능하다"며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보여왔다.

개인 블로그에 글 올려
"의도적인 도발 아닐 것
사죄·인사조치는 지나쳐"


태 전 공사는 지난 7일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리선권 국수 목구멍 발언, 민족화해 입장에서 바라보자'는 제목의 글에서 "북한에서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가'라는 발언은 늘상 하는 말이고, 이런 말을 듣고 불쾌해하거나 기분 나빠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며 "리선권이 대기업 총수들과 국수를 함께 먹으러 왔다는 상황을 고려할 때, 사전에 계획된 '의도적인 도발'은 아니라고 본다"고 해석했다. 그는 "북한도 간부들에게 주민들 앞에서 항상 언어예절을 잘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리선권도 좋은 의도에서 웃자고 한 말일 수 있다"면서 "이번 사건을 놓고 북한으로부터 공식 사죄를 받아내거나 리선권의 인사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본다"고 밝혔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지난 4일 이 발언에 대한 책임을 물어 남측에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 사퇴를, 북측에는 리 위원장 교체를 요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태 전 공사는 "이번에 리선권의 냉면 막말이 논란이 된 것을 김정은도 다 알 것이고, 리선권 본인도 자극을 받았을 것"이라며 "리선권의 냉면 막말 논란, 이제는 북남 화해의 견지에서 이 정도 수준에서 정리하고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통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내부 사정에 대해서는 최고의 전문가이자,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한국당과 비슷한 견해를 보여온 태 전 공사가 이런 입장을 밝히면서 한국당의 북한에 대한 사과 요구와 인사 조치 주장도 다소 힘이 빠질 전망이다

전창훈 기자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