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일CEO 아카데미 강연 윤성은 영화평론가 "영화도시 부산, VR영화 선도적 역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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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가상현실) 영화는 영화의 패러다임을 바꾼 신개념입니다. 영화 미래의 한 부분이기도 하구요."

제31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수상 후 영화평론가의 길을 걸으며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월간문화잡지 <쿨투라> 편집위원, 경기영상위원회 선임위원, 들꽃영화상 프로그램디렉터를 맡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윤성은(40) 평론가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영화의 미래를 말했다.

새로운 형식 상영관 구축 필요
지역서 만든 영화 배급 확대를
영화 제작에도 도전하고 싶어

수십 년 전 영화에서 보여주던 미래 사회의 모습이 현실로 다가오는 지금, 영화 역시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는 윤 평론가는 영화의 첫 시작을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 영화 보는 행위'라고 했다. 혼자서 즐기는 VR이 영화 개념 자체를 흔들고 있는 셈이다.

게임 분야에선 이미 보편화된 VR은 영화 분야에서도 기술 발전이 거듭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선 VR 영화제가 개최되고 러닝타임 30분에 달하는 VR 영화가 제작되는 등 활발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넷플릭스 영화가 영화제에 초청받는 지금 영화계는 더욱 발 빠르게 변할 것이라는 윤 평론가는 영화도시 부산도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부산이 VR 상영관 인프라 구축에 선도적으로 나서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VR이 우리 영화 미래의 한 모습이라는 윤 평론가는 "3면의 스크린으로 구성된 스크린 X에서 상영되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인기를 끌면서 스크린 X관을 찾으려는 사람이 많다. 새로운 형식의 상영관을 먼저 구축한다면 또 다른 영화산업을 형성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역 영화에 대한 개념을 확장했으면 한다는 윤 평론가. 올해 부일영화상 여우주·조연상을 배출한 <허스토리>의 경우 부산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부산에서 실제로 있었던 역사적 사건인 '관부재판'을 다루며 부산말을 영화 전반에 쓴 것은 지역 영화를 새롭게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도라고 했다. 윤 평론가는 "부산은 지형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흥미로운 점이 많다. 영화 '암수살인'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만든 사람의 출신이 아니라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발굴해 지역을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플랫폼이 다변화돼 지역에서 만든 영화를 해외에 널리 알리는 게 가능해졌다. 지역 영화의 배급방법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화 제작이 꿈'이라는 윤 평론가는 "누군가에게 인생 영화로 꼽힐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오늘날 한국영화가 소위 영화 흥행 공식에 따른 적절한 코드 조합으로 제작되면서 많은 영화가 실패했다. 관객들도 좋은 영화를 알아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 평론가는 6일 오후 부산일보사 대강당에서 '영화사로 보는 혁신적 경영 전략'이라는 주제로 부일CEO아카데미 제22강을 진행했다. 이날 강연에서 그는 영화사의 변곡점이 된 영화의 영상과 이미지를 활용해 영화사를 훑어내린 동시에 4차산업혁명 시대를 보여주는 영화를 통해 미래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고민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사진=강선배 기자 k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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