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자랑 부산 경찰 믿을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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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청이 지난해 시내 곳곳에 설치한 광고판. '아저씨만 믿어'란 문구가 무색하게 최근 부산경찰이 각종 물의를 빚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경찰청 소속 간부들이 부하 직원들을 상대로 갑질을 일삼은 정황이 잇따라 터져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부산경찰청 모 부서 과장인 A 총경이 부하 직원들에게 업무와 무관한 부당한 지시를 내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A 총경은 부하 직원들에게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 나오라고 압박한 의혹도 받고 있다.

교회 나와라·딸 과제 봐달라
개인용 소변통 치워라…


한 경찰관은 "A 총경이 문자 메시지 등으로 자신이 집사로 있는 교회에 나올 것을 수시로 강요했다"며 "불교 신도인 직원이 압박감으로 교회에 나가기도 했고, 메시지를 받고도 교회에 나가지 않은 직원이 근무 평가 최하점을 받았다는 얘기까지 나돈다"고 말했다.

A 총경은 2015년 예체능 계열 대학생인 딸 과제물을 부하 직원에게 맡겼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아내가 운영하는 유치원 행정 업무를 경찰서 직원에게 대신하도록 했다는 이야기도 돈다.

이에 대해 A 총경은 인사철 '마타도어'일 뿐이라며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신앙을 가지라고 한 적은 있지만 내가 다니는 교회로 나오라고 한 적은 없다"며 "딸의 과제물을 직원에게 검토·교정을 받은 정도는 있지만 작성해달라고 한 건 아니며, 아내의 유치원 업무를 직원에게 시켰다는 얘기도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자신이 볼일을 본 소변통을 청소 미화원이나 부하 직원에게 치우게 한 간부의 갑질도 뒤늦게 드러났다.

부산 모 경찰서 생활안전과장으로 근무 중인 B 경정은 다른 경찰서 경무과장으로 근무할 당시 전립선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과장실에 오줌통을 놔두고 소변을 본 뒤 이를 청소미화원이나 부하 직원에게 치우도록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자신의 사무실 집기류를 과다하게 바꾸도록 지시하고, 업무 시간 중 개인 용무를 보면서 직원들에게 운전을 시켰다는 주장도 나왔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예산운용 부적정과 갑질 행위를 일부 확인하고 B 경정에 대해 경고 조치했다. B 경정은 "방광이 안 좋아 수술을 받은 적이 있고, 소변을 참지 못해 소변통을 사무실에 뒀지만 치우라고 시킨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B 경정이 경고 처분을 받은 데 대해 일선 하위 경찰들은 "감찰 결과가 터무니없이 가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태우·김한수 기자 han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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