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 한국 국적선사 육성 두고 찬반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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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 기자간담회에서 팀 파워 드류리 본부장, 남기찬 부산항만공사 사장, 마이클 디버나도 LA항만청 부청장(오른쪽부터)이 나란히 앉아 기자들 질문을 받고 있다. 부산항만공사 제공

한국 정부가 한진해운 파산 이후 현대상선을 글로벌 국적 선사로 육성하려는 데 대해 세계적 해운항만 컨설팅그룹인 드류리 관계자가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에 부산항만공사 남기찬 사장은 한국 고유의 해운 역사와 산업 구조 때문에 국적선사 보유가 불가피하다고 반박했다.

1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부산항만공사(BPA)는 '제6회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BIPC 2018)'를 열었다. 본격 세션에 앞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남기찬 BPA 사장은 팀 파워 드류리 해운물류본부장과 마이클 디버나도 미국 LA항만청 부청장과 함께 기자들을 만났다.

현대상선 국적선사 육성案

드류리 컨설팅사 반대 입장
"국적선사 보유 필요 없어"

BPA 남기찬 사장 강력 반박
"한국 상황 몰라서 하는 말"


이 자리에서 한진해운 파산 이후 한국 정부가 현대상선을 글로벌 국적선사로 육성하려고 선복량을 대폭 늘리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한국 해운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주안점을 둬야 할 분야가 무엇인지 기자가 팀 파워 본부장에게 질문했다.

선복량 증대 이외에 서비스 질 개선이나 사업 역량 개편 등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묻는 질문이었는데 파워 본부장은 의외로 근원적인 점에서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파워 본부장은 "내가 시장주의자라는 것을 전제로 말하자면 쓰러져 가는 기업을 지원하기 전에 왜 국적선사가 필요한지 점검해야 한다"며 "글로벌 네트워크가 불충분했던 과거에는 국적선사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정기선 시장이 충분히 성숙해 있고 운임도 저렴해 굳이 국적선사를 보유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미국과 영국도 국적선사가 없으며, 최근 모로코 정부 컨설팅에서도 국적선사 육성보다는 항만 생산성을 높여 교역이 활발히 일어나도록 지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글로벌 선사에서 15년 동안 일했다는 파워 본부장은 "그때나 지금이나 선사들은 계속 돈을 잃고 있는데 정부가 왜 선사에 돈을 지원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파워 본부장은 앞서 세계 최대 선사인 머스크의 2017년 자본수익률이 1%에 그쳤다고 밝힌 바 있다.

파워 본부장의 다소 강한 답변에 남기찬 사장이 반박에 가깝게 한국의 특수 상황을 부연해 설명했다. 과거 선원국으로 시작해 해운업을 발전시켜온 한국으로서는 일자리나 외화 획득, 연관 산업, 국가 안보 위기에 대비한 필수선대 유지 측면에서 국적선사를 보유해야 할 필요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남 사장 설명이었다.

논쟁이 더 확산되지는 않았으나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해운재건 사업에 대한 글로벌 해운시장의 시각이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미국 로스앤젤레스(LA)항 항만청 마이클 디버나도 부청장은 항만, 도로, 철도 등을 묶어 소통·운항 정보를 시각화해 제공하는 '포트 옵티마이저' 프로그램을 LA항에 도입해 항만 효율성을 10% 안팎으로 올린 사례를 소개해 주목 받기도 했다. 디버나도 부청장은 "접안 선박의 화물 90%를 한꺼번에 하역하는 LA항 특성상 병목현상이 심했는데 여러 정보를 통합해 제공하는 시스템을 GE가 개발해 시범 적용한 뒤 효과를 톡톡히 봐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며 "환적 물량이 많은 부산항도 병목이 심각하다면 이 시스템을 도입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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