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 신임 부산신보 이사장 "소기업·소상공인 지원, 현장서 답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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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기업, 소상공인 지원을 서류를 보고 결정하는 건 현실과 맞지 않습니다. 재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제대로 갖춘 곳이 얼마나 될까요. 경영자의 상환 의지, 경쟁력, 제품의 질을 봐야 하는데 현장에 나가야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22일 부산 연제구 부산신용보증재단(이하 부산신보) 본점에서 만난 이병태(61) 부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현장'에서 소기업·소상공인 지원의 현실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 내내 빠른 일 처리와 현실에 맞는 지원을 강조했다.

시중은행과 출연 협약 늘려
최대 300억까지 대출 추진
소상공인 연대망 구축 앞장

"연착륙을 한 것 같습니다." 지난달 13일부터 이사장직을 수행한 이 이사장은 직원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데 공을 들였다. 민간 금융인의 눈으로 부산신보 운영을 고민해 얻은 나름의 해법에 대해 의견을 구하고 내부 문제를 파악하기 위한 시간이었는데 '자신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결론을 얻은 모양이었다.

부산신보는 금융 기관으로 리스크를 줄이면서 재무적으로 어려운 소기업인·소상공인 지원에 나서야 하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이 이사장은 "최빈국 방글라데시에서 가난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대출 사업인 마이크로 뱅킹의 안착과 온라인 대출 사업을 하는 미국 핀테크 기업인 '렌딩클럽'의 성공을 보면 차주의 의지나 상황을 제대로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며 "기존 영업조직 역량을 키워 현장으로 나가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산신보는 이달 초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으로부터 각각 10억 원씩 출연을 받아 협약보증 역량을 키웠다. 출연금을 확보하면 최대 15배까지 보증할 수 있어 최대 300억 원까지 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이 이뤄진다. 외환은행 부·울 본부장, KEB하나은행 부·울 본부장 등 줄곧 동남권에서 경력을 쌓은 이 이사장 취임으로 시중은행과의 협력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이사장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시중은행과의 협력이 부족했다"면서 "취임 후 부산 금융기관 기관장 모임에 나가 시중은행과 함께 일할 기회를 만들자는 뜻도 전했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에도 관심이 크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소상공인 희망센터'를 매개로 소기업인, 소상공인 연대망 구축을 지원해나갈 계획이다. 당장 다음 달 2일 부산 벡스코에서 전국 16개 소상공인 협동조합 협업 단장 포럼을 주도해 협동조합 발전 방안을 고민하기로 했다. 그는 "경제적 약자들은 뭉치고 연대해야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판단, 부산신보가 앞장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민간 전문 교육기관 교육을 중개하고 내부 직원도 육성할 방침이다.

내부적으로는 '소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는 취임 후 곧바로 내부 전산망에 자율게시판을 구축, 직원과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었다. 다음 달에는 수년 만에 첫 전체 야유회를 가기로 했다. 이 이사장은 "업무 영역의 소통은 과할 정도로 잘 되지만 비업무영역에서의 통합적 소통은 단절된 채 권위주의 문화가 자리 잡고 있었다"면서 "저부터 한 명의 계약직 직원이자 동료로서 수평적 관계를 형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 사천 출신인 이 이사장은 경남고, 연세대를 졸업하고 1985년 외환은행에 입사한 후 시중은행 부·울·경 본부에서 주로 활동해 왔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사진=이재찬 기자 c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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