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토부·공항공사, 김해공항 확장 뭉개기 그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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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공항 국제선 청사 확장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하지 않겠다는 국토교통부와 한국공항공사의 속셈이 도를 넘었다. 며칠 전 한국공항공사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공개한 내용을 보면 국토부와 공항공사는 소극적인 걸 넘어 김해공항 확장 공사를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청사 확장이 '발등의 불'인데도 이들의 인식은 '강 건너 불구경'처럼 한가해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공항공사는 그동안 김해공항 2단계 확장 사업에 대한 사업비를 산출한 적이 없다고 시치미를 떼왔다. 하지만 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내부적으로 이미 650억~910억 원가량의 사업비가 드는 것으로 예상하고도 이를 비밀에 부쳐온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부산시 분석으론 270억~410억 원이면 충분히 공사가 가능한데도 공항공사는 의도적으로 사업 추진을 어렵게 하려고 사업비를 부풀려 추정했다는 의혹마저 사고 있다. 500억 원이 넘으면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에 해당하게 한 건데, 안 그래도 국토부는 예비타당성 조사에만 3년 이상 걸린다며 사업 불가론을 강조해왔다.

국토부는 김해신공항 건설과 투자가 중복된다는 논리를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우며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 2단계 확장 사업에 부정적이었다. 확장 없이 넘쳐나는 수요를 감당하려다 보니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기존 청사 시설 재배치라는 꼼수만 내놨다. 그러면서 현재 연간 1000만 명을 넘어 계속 폭증하는 김해공항 이용객들에겐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해도 2026년은 돼야 들어설 김해신공항만 바라보며 그때까지는 꾹 참으라고만 하고 있다.

아직 포화상태도 아닌데도, 알아서 척척 4단계 확장사업에 들어간 인천공항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대접이다. 다시 말하지만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 확장 외엔 다른 답이 없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설사 김해신공항이 들어선다 해도 인천공항처럼 다수의 터미널 방식으로 운영한다면 기존 김해공항도 활용할 수 있다. 국토부는 김해신공항을 핑계로 더 이상 김해공항 이용객의 원성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지금 해도 한참은 늦은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 확장 공사에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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