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드CC 매각 놓고 부산시-주주들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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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시아드CC 전경.

오거돈 부산시장이 매각 의사를 밝힌 아시아드CC㈜의 지분 매각 방식을 두고 최대 주주 부산시와 기타 주주들이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다.

아시아드CC의 최대 주주인 부산시는 22일 이사회를 소집, 주주가 지분을 매각할 때 기존 주주의 우선 매수권을 보장한 주주협약 7조 수정을 시도할 예정이다. 시 소유 지분 48%를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투명하게 처분하는 것은 물론 제값을 받기 위한 복안이다.

부산시, 지분 48% 공개매각 추진
"우선 매수권 협약 수정 계획"

기타 주주 "2009년 상법 개정
무자격 市 이사 4명 축출할 것"

'과반수 출석·찬성'해야 의결
자격 상실 땐 경쟁입찰 불가능

부산시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18%의 지분을 소유한 2대 주주 코오롱글로벌㈜ 등 기타 주주들은 주주협약 7조를 근거로 시 지분의 우선 매수권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특히, 코오롱글로벌㈜ 등은 공개경쟁 입찰을 시도하고 있는 부산시에 맞서기 위해 부산시 몫의 비상근 이사(사외 이사) 4명의 축출을 시도할 예정이어서 정면 충돌이 불가피한 상태다. 2009년 개정된 상법은 최대 주주가 법인인 경우 법인 소속 피고용인들은 사외 이사를 겸임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법조계는 현행 법상 지방자치단체는 법인으로 규정돼 아시아드CC 사외 이사 4명의 사외 이사 자격은 원인 무효라고 보고 있다. 부산시 몫 4명의 사외 이사가 자격을 상실하면 '과반수 출석, 과반수 찬성' 원칙으로 운영되는 이사회에서 부산시가 추진하는 공개경쟁 입찰은 불가능해진다.

이럴 경우 9년 동안이나 상법 변경을 인지하지 못하고 시 고위 공무원들을 사외 이사로 임명해 온 부산시는 안일한 행정으로 공적 자산을 헐값에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주주들에게 우선 매수권을 인정하게 되면 내년 10월 LPGA 대회를 유치하고 3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면서 회원권 가격이 2배 이상 오르는 등 급등하고 있는 아시아드CC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당혹감 속에 기존 주주 설득 작업에 나서는 등 공개 경쟁 입찰을 위해 총력을 쏟을 방침이다. 오 시장은 "사적 이익을 위해 공적 자산의 헐값 처분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면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 주주사 관계자는 "아시아드CC의 누적적자가 한때 164억 원에 달하는 등 부실 경영으로 20년 가까이 배당금 한 번 받은 적이 없다"면서 "골프장 건설 대금 대신 지분을 받은 것도 억울한데 주주협약까지 무시하며 시가 기타 주주들의 이해를 짓밟고 있다"고 반발했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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