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들, 지역 농산물 구매실적 거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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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농산물 구매실적이 전혀없는 부산지역 공공기관들.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이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거의 구매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국회 김종회 의원(농해수위 위원)에게 제출한  '2017년 공공기관별 지역농산물 구매실적'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전체 333개 공공기관 중 37%(122개)만이 지역농산물을 구매했고 금액도 139억 원으로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11개 기관은 구매실적조차 없었다.

지역 농산물 이용촉진을 위해 2015년 '지역농산물 이용촉진 등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졌고 2016년 6월 23일부터 시행됐다. 이 법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장은 지역농산물 구매실적을 매 회계연도가 끝난 후 3개월 이내에 농식품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하고 기획재정부는 지역농산물 구매실적과 구매촉진 활동성과 등을 공공기관 평가에 반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2017년 한 해 동안 지역농산물 구매실적은 극히 저조했다. 상위 10개 기관이 총 구매액(139억원)의 68%인 95억원어치 농산물을 구매했다.

대구에 소재한 경북대학교 병원이 24%(33억원)로 구매실적이 가장 좋았고 제주대병원 8%(제주) 한국석유공사 7%(울산) 충북대병원 5%(충북)·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5%(제주)·한국폴리텍(인천)이 뒤를 이었다. 경북대와 제주대, 충북대병원은 공공기관이지만 혁신도시로 이전한 케이스가 아니어서 사실상 석유공사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등 몇곳만 실적이 좋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충남으로 이주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1년간 지역농산물 구매 실적이 1만 5000원에 불과했고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서울) 6만원,  중소기업은행(서울) 10만원, 국방전직교육원(경기) 26만원,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상주)·IOM이민정책연구원(경기)은 각각 30만원씩 구매했다.

나주로 이전한 한국농어촌 공사는 전체 구매액의 3%에 해당하는 지역농산물을 구매했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나주)는 1%, 한국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세종시)은 660만원(0%),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은 610만원어치 구매했다. 국제식물검역인증원(부산)은 구매실적이 없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전혀 구매하지 않은 기관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강원도 원주로 이전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외에 한국수력원자력(경주) 국민연금공단(전주) 한국주택금융공사(부산) 수자원공사(대전) 등은 지역농산물 구매 실적이 없었다.

김종회 의원은 "농산물 직거래법이 시행된 후 처음으로 집계된 공공기관 지역농산물 구매실적임을 감안하더라도 총 337개 기관 중 215개 기관이 구매실적조차 없다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행법상 공공기관 평가에 지역농산물 구매실적을 반영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임의규정이어서 기획재정부가 실제 적극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지역 생산 농산물 구매실적이 공공기관 평가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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