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 승효상 건축학과 석좌교수 토크콘서트 '도시의 발생과 첫 도시들' 18일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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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부민캠퍼스 김관음행홀에서 학생 및 일반인 200여 명 모여 '성황'

지난 18일 부민캠퍼스 김관음행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승효상 건축학과 석좌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동아대학교 제공.

"도시는 완성되는 게 아니라 변해가는 생물체다. 도시가 완성되면 곧 멸망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18일 부민캠퍼스 김관음행홀에서 열린 승효상 동아대학교 건축학과 석좌교수는 건축학과 학생과 일반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두 번째 토크콘서트에서 도시의 정의를 이렇게 내렸다.

'도시의 발생과 첫 도시들'을 주제로 열린 특강에서 승 교수는 도시의 기원을 비롯 이탈리아 폼페이(Pompeii)와 이집트 테베(Thebes) 등 고대 도시를 통해 도시 성격들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승 교수는 "19세기에 도시 인구수는 전체 인구의 10%에 불과했지만 19세기 말~20세기 초 물질적, 정신적 자유를 허락한 영국 산업혁명과 프랑스혁명이 터지면서 도시로 유입되는 인구수가 폭증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에는 전체 인구 중 57%가 도시인으로 집계됐는데 2050년이 되면 그 수가 75%로 증가한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도시는 이익을 구하기 위해 몰려드는 곳이기 때문에 익명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아무 곳에나 갈 수 있고 그곳에서 삶을 조직할 수 있다"고 승 교수는 말했다. 반면 농촌은 혈연을 바탕으로 한 공동체로 이를 유지하는 바탕은 인륜과 천륜이기 때문에 법이 없어도 공동체가 유지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도시 발생은 지금으로부터 약 25만 년 전인 인류 기원에서 찾을 수 있다. 인류 탄생과 함께 도시가 만들어진 게 아니라 공동생활 문화가 정착하면서 발생했다. 특히 메소포타미아 유역에 도시가 발달했는데 유프라테스강 유역에 축적된 비옥한 땅에서 풍부한 식량을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수도인 로마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폼페이는 79년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며 생긴 화산 유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이 도시는 그 당시에도 상하수도 시스템이 잘 조직돼 있었고 도로도 마차와 사람을 다니는 길로 구분돼 있을 정도로 완벽함을 자랑했다. 그는 "폼페이에는 신분이 높고 낮은 사람들이 완벽히 섞여 살았다. 폼페이가 멸망한 게 어쩌면 더 이상 도시가 발전할 수 없어서 일지로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어 열린 대담에서 한 참가자가 "건축이라는 변화하는 것들에서 왜 변하지 않는 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는가"라고 묻자 승 교수는 "건축이 영구적으로 존재한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며 "건축과 도시는 언젠가는 사라질뿐더러 없어지는 건축 속에서도 우리 삶은 지속돼야 한다"고 답했다.

강동연(건축학과 1) 학생은 질의ㆍ응답 시간에 "도시가 번영하면서 '부촌'과 '빈촌'이라는 개념이 생겨 정부는 '소셜믹스(분양 아파트와 임대 아파트를 한 단지에 섞어 짓는 것)' 정책을 통해 이를 바로잡으려 했는데 효과가 부족한 적 같다"며 "건축가로서 계층 간의 갈등을 완화시키기 위해 가져야 할 건축적 장치가 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에 승 교수는 "꾸준히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토론을 해야 한다"며 "행복을 논의하다 보면 비싼 집에 사는 게 다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승 교수의 토크콘서트는 지난달 14일 '도시란 무엇인가'를 시작으로 다음 달 7일 '유토피아의 도시들'과 12월 4일 '현대의 도시와 미래'를 주제로 모두 4회에 걸쳐 도시의 기원과 문명의 발생, 최초의 주거지와 도시에 대해 탐색할 예정이다.

디지털본부  new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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