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유명 영화감독 라지쿠마르 히라니 씨 "부산은 촬영하기 너무 좋아 이야기 구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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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도 처음이고 한국도 처음입니다. 생각보다 크고 화려한 행사라 놀라웠습니다."

영화 '세 얼간이'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은 라지쿠마르 히라니(56) 인도 감독.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처음 찾은 그를 영화제 기간 기자간담회에서 만났다.

영화 '세 얼간이' 한국서 인기
신작 '산주'로 BIFF 첫 방문
생각보다 행사 크고 화려해 놀라

연출한 작품 모두 인도에서 큰 흥행을 거두며 인도 영화사 흥행의 새 역사를 쓴 인기 감독인 그는 한국에서도 자신의 작품을 많이 알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부산은 정말 아름다운 도시다. 먹자골목도 있고 해변도 있고…. 촬영하기 좋은 곳이어서 이야기를 구상 중"이라고 웃음 지었다.

올해 영화제에서 그가 들고 온 작품은 신설된 부산클래식 부문에 선보이는 데뷔작 '문나 형님, 의대에 가다'와 아시아영화의 창 부문에 초청된 신작 '산주'다.

특히 '산주'는 방탕한 사생활로 유명한 배우이자 테러리스트로 지목돼 20여 년간 감옥을 들락날락한 실존 인물 산자이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그의 데뷔작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산자이 더트의 사건을 담아내 영화제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2년 반에 걸쳐 영화를 완성했다는 히라니 감독은 "전기 영화는 이미 존재하는 이야기인 만큼 스토리를 바꿀 수 없어 힘들었다. 25일간 산자이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진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경찰관, 담당 변호사, 가족, 친구 등 10여 명을 만났다. 각본 쓰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다"며 "생존해있고 활동 중인 배우여서 산자이 역할을 소화할 배우를 특히 찾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산자이의 실제 삶뿐 아니라 부자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싶었다는 히라니 감독은 비판과 풍자가 목적은 아니지만,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비판의 목소리가 담긴다고 했다. 의료 체계('문나 형님, 의대에 가다'), 교육 시스템('세 얼간이'), 종교('피케이: 별에서 온 얼간이') 문제를 풍자한 바 있는 그는 "영화 '산주'에선 한 줄에 불과한 뉴스로 기소당한 산자이를 통해 언론의 태도를 꼬집고 싶었다"며 "산자이가 언론을 비판하는 노래를 부른 것을 직접 들었다. 엔딩 크레딧에 노래 내용을 순화시켜 재밌게 표현해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솔직함으로 영화를 만들다 보니 많은 관객이 주목해주는 듯하다"는 히라니 감독은 인도를 중심으로 각 나라의 도시를 주제로 한 영화를 작업 중이다. 그는 "인도와 러시아, 인도와 케냐식으로 글을 쓰고 있다. 한국이 들어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사진=손호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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