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BIFF] 위안부 다룬 미키 데자키 감독 "위안부 문제는 국가 간 논쟁 아닌 인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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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처음 찾은 미키 데자키 감독은 "위안부 문제는 결국 인권 문제"라고 강조했다. 손호균 인턴기자

"답은 있습니다. 여성의 인권이요 사람의 문제라고 보면 됩니다."

일본계 미국인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첫 장편영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주 전장'을 들고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처음 찾은 미키 데자키(35) 감독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가 '사람'의 문제임을 거듭 강조했다.

일본 내 각종 차별에 주목
3년 찍은 다큐로 부산 첫 방문


의대를 졸업했지만 명상을 통해 세상에 공헌하고 싶었다는 그는 미국 국적으로 일본에서 1년간 교환학생으로 머물렀던 게 전부였을 만큼 일본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 2007년부터 5년간 일본에서 영어교사를 하면서 일본 내 존재하는 재일한국인 차별과 성 소수자 문제 등을 비로소 알게 됐다. 미국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을 목도한 그는 일본 내에서 차별받는 약자에 크게 공감해 '일본에 존재하는 인종차별'이라는 짧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일본 내 우익단체로부터 엄청난 공격에 시달린 건 당연지사. 이후 타이에서 승려 생활을 1년간 하기도 한 데자키 감독은 "위안부 문제를 일본에서 처음 제기한 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신문 기자가 공격받는 것을 보고 동질감을 느꼈다. 그때부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영화 완성에 3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영화를 준비하면서 한국과 일본 모두 정보가 원활하게 소통되지 않음을 알게 된 그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동안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나 다큐멘터리가 많지만 그의 작품은 피해자 증언이나 진술에 국한되지 않고 일본 극우단체 주장을 담는 등 양국 논리를 동일 선상에 두고 바라본다는 데 큰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그는 "좀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위안부 문제를 풀어나가고자 했다"며 "영화가 완성되기도 전에 공격받을 것을 우려해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고 귀띔했다.

데자키 감독은 "위안부 문제는 국가간 논쟁이 아닌 국제적 인권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차세대에 제대로 전하기 위해선 올바른 정보를 바탕으로 한 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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