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 주범' 부산항, 친환경 탈바꿈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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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을 가리지 않는 미세먼지의 급습과 세계적인 친환경 항만 경쟁 흐름 속에 부산항이 오염 주범 오명을 벗기 위한 사업에 서서히 속도를 내고 있다. 정박한 배에 전원을 공급하는 육상전원공급장치를 시범사업으로 설치하고, 야드트럭 등 하역장비 미세먼지를 관리하기 위한 실무 작업에 들어갔다.

부산항만공사(BPA) 건설본부는 10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부산항에서 시행 중이거나 곧 착수할 미세먼지 저감, 신재생에너지 도입 사업을 발표한다.

BPA, 연내 미세먼지 용역
배출량 체계적 관리 시동
태양광 발전 시설도 추진

우선 미세먼지와 관련해 BPA는 하역장비 미세먼지 배출량을 측정하고 관리 명부를 작성하기 위한 용역을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2022년까지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줄이겠다는 정부 방침을 실현하기 위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황·질소 산화물 현재 배출량을 조사하고, 컨테이너 부두와 일반 부두, 배후물류단지 등 각 미세먼지 배출원마다 명부를 작성해 관리를 체계화하는 용역을 올 연말까지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또 부산항 신항 3·4부두 4곳에 육상전원공급장치(AMP)를 시범 설치하기 위한 설계가 현재 진행 중이며, 올 연말부터 내년 10월까지 설치할 예정이다.

국비 48억 원에 BPA가 72억 원을 보태 이뤄지는 이 사업은 정박 중인 선박이 냉장 설비 등을 가동하기 위해 엔진을 멈추지 않고 돌리며 미세먼지와 오염 물질을 뿜는 것을 차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유럽연합(EU)와 미국, 중국 등이 이미 배출규제해역(ECA)을 설정해 항만 내 대기오염 관리를 강화하고 있으며, 해양수산부도 국내 ECA 지정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어서 AMP 설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업으로 꼽힌다. BPA는 2020년 연말까지 시범 운영을 통해 노하우를 쌓고 문제점을 보완해 설치를 확대하는 한편 새 부두를 건설할 때는 설계 단계에서 AMP를 반영하기로 했다.

신재생에너지 도입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BPA는 부산항 신항 웅동배후단지(1단계) 입주 기업 건물 지붕 유휴 공간을 활용한 태양광 발전사업을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달 중 입주업체 대상 2차 사업 설명회를 열고, 다음 달까지 임대차 계약을 맺어 내년 6월까지 설치 공사를 진행한다. 웅동배후단지 27개 입주사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아파트 약 8000세대가 연간 사용할 수 있는 24㎿ 규모 전력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400억 원에 이르는 사업비는 한국남부발전㈜와 BPA가 5:5로 분담하기로 했다. 내년 하반기 태양광 발전이 이뤄지면 연간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1만 2000t에 이를 전망이다.

또 BPA는 신재생에너지 도입을 위한 전문가 워킹그룹을 지난달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내년 1월까지 부산항 신재생에너지 적정 입지에 대한 현장 조사와 종합 타당성 검토, 단계별 로드맵을 수립할 예정이다.

BPA 관계자는 "부산항 그린포트 구축 계획과 부산항 미세먼지 저감 종합대책 등에 따라 시작은 다소 늦었더라도 항만 노동자와 부산항 이용 고객, 시민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친환경 부산항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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