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없다" 김해공항은 '입국장 면세점'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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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7일 '국민 편의'를 위해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설치 대상에서 김해국제공항이 제외돼 논란이 되고 있다.

김해공항은 터미널 혼잡 문제로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할 공간이 없다는 게 한국공항공사의 입장이다. 김해공항의 극심한 혼잡으로 이미 많은 불편을 겪고 있는 동남권 항공 여객들이 입국장 면세점 이용까지 불이익을 받게 되면서 김해공항 2단계 확장공사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 2단계 확장 외면하더니
터미널 혼잡 이유로 제외돼
동남권 항공 여객만 불이익

내년 인천공항 시범 운영 후
김포·대구공항 등으로 확대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6차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내년 인천국제공항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하는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올해 연말 관세법 등 관련 법을 개정하고 사업구역을 선정한 뒤 내년 3~5월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자를 선정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내년 5월 말~6월 초부터 인천공항에 입국장 면세점을 우선 도입해 6개월간 시범운영하고 2020년 이후 "김포공항이나 대구공항 등 전국 주요 공항에 입국장 면세점을 확대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설치 대상에 김해공항은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입국장 면세점은 해외 여행객이 출국할 때 면세품을 구매해 입국할 때까지 갖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공항이나 항만 입국장에 면세점을 두는 것이다. 입국장 면세점이 설치되면 내국인 해외여행객들은 여행을 마친 뒤 입국하면서 면세품을 사도 되기 때문에 국민의 편의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실이 27일 기재부와 한국공항공사 등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공항공사는 입국장 면세점 설치 대상을 분석하면서 김해공항에 대해서는 "터미널에 공간이 없어 면세점 설치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재부는 이에 따라 이날 발표에서 입국장 면세점 확대 설치 추진 대상 공항에 김해공항을 제외했다.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설치 이후 곧바로 설치가 추진될 수 있는 지방 공항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김해공항의 경우 2026년 신공항 완공 전까지 터미널 혼잡을 해결할 방안이 없어 면세품 인도장 등 기존 시설물까지 외부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터미널 혼잡 해소를 위해 국제선 청사 2단계 확장 공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정부는 신공항 공사와의 중복 투자를 이유로 2단계 공사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이에 대해 김도읍 의원은 "정부는 그동안 폭증하는 김해공항 이용객 수용을 위한 국제선 청사 2단계 확장 필요성에 대한 부산지역 여론을 회피하더니 결국 입국장 면세점 도입까지 걸림돌이 되게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공항추진범시민운동본부 관계자도 "지금이라도 부산시는 인천공항 시범운영 이후 김해공항에 입국장 면세점이 우선 도입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면밀히 협의하여 대책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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