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청년 新창업성지 롯데백화점 '빌리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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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부산본점 빌리지7에 입점한 화난정원 김민정 대표.

국내 최초의 체험형 스트리트 마켓을 표방한 롯데백화점 '빌리지7(Village7)'이 청년 창업가들의 성지로 주목받고 있다. 플리마켓을 누비던 젊은 작가와 창업가들이 유명 백화점의 어엿한 입점 브랜드 대표가 돼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빌리지7의 인기 있는 캐리커처 매장 'MSG FACTORY' 브랜드 최재은 대표는 대학생 때 용돈 마련을 위해 주말마다 플리마켓을 찾아다니며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일을 시작하다 재미를 붙여 대학 졸업 후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녀만의 독특한 캐리커처가 인기는 좋았지만 비가 내려 주말 플리마켓이 취소라도 되면 당장의 생활비 마련도 힘들어져 다른 일을 찾아볼까 고민도 했단다.

플리마켓 활동 젊은 창업가
부산본점 입점으로 성공가도

MSG FACTORY 매장
화난정원·카리테연구소 등
개성 있는 상품 만들어 인기

10~30대 젊은 고객도 몰려
월 평균 고객 15만 명 넘어


기회는 지난 5월 전포카페거리 플리마켓에서 우연히 찾아왔다. 길게 늘어선 손님들의 캐리커처를 그리고 있던 중에 누군가가 책상 위에 명함을 놓고갔다. 대출알선 명함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영스트리트 임점택 팀장이라고 적혀 있어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다.

MSG FACTORY 최재은 대표.
"뙤약볕 아래에서도 손님들이 긴 줄을 서서 기다릴 만큼 인기가 있다면 연인, 친구, 가족 단위 고객 방문이 계속해서 늘고 있는 빌리지7에서도 반드시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임 팀장의 설명에 얼떨결에 입점을 결심하게 됐다. 다행히 매장 구성부터 마케팅 판매 전략, 서비스 교육까지 전 과정을 백화점 담당자가 세심하게 도움을 줘 입점은 생각보다 쉽게 해결했다. 지난 6월 입점 이후 현재까지 석 달간 매장을 다녀간 고객은 2000명이 넘는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캐리커처를 그려넣은 폰 케이스다. 최재은 대표는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히 영업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간에서 상상도 못했던 수익이 나고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꽃이 난 정원을 의미하는 '화난정원' 액세서리 전문 브랜드 역시 SNS와 플리마켓에서 시작해 지난 3월 백화점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화난정원은 김민정, 박지원 2명의 공동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그들은 디자인 전공을 살려 귀걸이를 만들어 SNS 채널을 통해 판매를 시작하며 창업의 길을 열었다. 그러나 SNS를 통한 판매만으로는 일정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아 플리마켓을 다니며 판로를 개척해 나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임점택 팀장의 입점 제안을 받고 지난 3월 백화점에 입점해 현재까지 3000여 명의 고객을 맞았다. 김민정 대표는 "액세서리 전문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백화점에서 이런 기회가 생겨 기쁘다"며 "앞으로도 개성 넘치는 다양한 상품을 많이 만들겠다"고 했다.
카리테연구소 김영재 대표. 롯데백화점 제공
시어버터 천연 화장품 판매 브랜드인 '카리테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영재 대표도 플리마켓 출신 창업가다. 우연히 아프리카를 방문한 그의 아버지는 가난과 굶주림에 고통받고 있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시어버터 생산회사를 현지에 설립했다. 고용을 통한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서였다. 카리테연구소는 천연 화장품을 온라인 오픈마켓과 플리마켓 등을 통해 판매를 해오고 있던 중에 백화점 입점의 기회를 얻었다. 김영재 대표는 "우수한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판매를 늘려 아프리카 친구들에게도 더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청년 창업가 아이템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한 빌리지7은 현재 10~30대 젊은 고객층의 필수 코스로 각광받으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9월 7층 영스트리트 매장을 '빌리지 7'으로 변신해 문을 연 이후로 월 평균 매출이 배 이상 증가했으며 월 평균 고객수도 15만 명을 넘어섰다. 신규 고객도 55% 가량 늘었다. 임점택 팀장은 "청년 창업가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빌리지7을 청년들의 에너지가 넘쳐나는 공간으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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