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위해 번 돈 잃어버린 외국인 노동자···경찰 도움으로 되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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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청 제공

필리핀 국적 외국인 노동자 하타알리(56) 씨는 21일 전남 여수에서 출발해 이날 오후 3시 20분께 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추석 연휴를 맞아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고국 필리핀으로 가는 길이었다.

설레는 마음도 잠시. 부산에 도착한 그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두 눈을 의심했다.

버스 화물칸에 넣어 둔 자신의 여행용 가방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가족에게 주기 위해 올여름 폭염을 견디며 필사적으로 일해 모은 현금 3000달러가 든 가방이었다.

그는 다급한 마음에 112에 전화를 걸었다.

신고를 받은 사상경찰서 감전지구대 소속 황성철 경위와 김광석 경위는 터미널 CCTV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같은 크기의 여행용 가방이 바뀐 것을 포착한 경찰관들은 곧바로 부산경찰청 전체 무전으로 분실을 수배했다.

속속 들어오는 무전 속에서 북부경찰서 만덕지구대에도 여행용 가방 분실 신고가 접수된 사실을 확인했다. 여행용 가방을 잘못 가져간 버스 승객이 만덕지구대에 신고한 것이다.

만덕지구대 경찰관들은 출국 시각이 임박한 하타알리 씨를 위해 가방을 들고 김해공항으로 급히 향했다.

항공편을 기다리는 내내 울먹였던 하타알리 씨는 자신의 가방을 들고 나타난 경찰관을 마냥 끌어안았다. "한국 경찰 최고"라는 감사 인사를 남긴 채 가족에게 줄 '선물'을 들고 비행기에 올랐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을 위해 힘들게 번 돈을 잃어버린 외국인 노동자를 도울 수 있어 기쁘다"며 "시민이 즐겁고 행복한 추석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강호 기자 ch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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