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 정상회담] 대국민보고 주요 내용과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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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 비핵화 의지 확약… 북·미 대화 재개 여건 조성"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프라자(DDP)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대국민보고에 입장하며 밝은 표정으로 손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방북 성과를 설명하는 대국민보고에서 북·미 대화 필요성을 거듭 부각시켰다. "북·미 대화가 재개될 여건이 조성됐다"는 게 문 대통령의 표현이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담은 '평양공동선언'의 실질적 성과가 향후 북·미 대화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인식을 읽어낼 수 있는 대목이다.

"평양선언 '참관·영구적 폐기'
검증가능 불가역적 폐기 의미

군사분야 합의 이행된다면
전쟁 가능성 원천 제거될 것"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를 찾아 "김 위원장과 여러 차례 만나 긴 시간 많은 대화를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었던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면서 "남북 관계를 크게 진전시키고 두 정상 간의 신뢰 구축에도 큰 도움이 된 방문"이라고 이번 방북 성과를 자평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거듭거듭 확약했다"면서 "그 의지를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밝히는 차원에서 우선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 참관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할 것을 확약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평양공동선언에서 사용한 '참관'이나 '영구적 폐기'라는 용어에 대해선 "결국 '검증가능한 불가역적 폐기'라는 말과 같은 뜻"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이번 비핵화 관련 합의가 "워싱턴에 있는 많은 사람이 바라는 주요 조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는 외신(AP통신)의 평가와는 전혀 다른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오히려 이번 방북을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무너뜨릴 적극적인 기회로 활용하고 나섰다. 그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 과정의 빠른 진행을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리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북한이 우리 정부의 비핵화 로드맵에 대해 진지한 반응을 보인 것은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북한은 그동안 비핵화 논의는 미국과 직접 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돼 주목받은 군사분야 합의에 대해서도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면 남북은 우리의 수도권을 겨냥하는 장사정포와 같은 상호 간 위협적인 군사 무기와 병력을 감축하는 논의로 나아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 간에 있어 정전협정 이후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을 종식하는 데서 더 나아가 미래의 전쟁 가능성까지 원천적으로 없애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평양공동선언에 포함되지 않은 구두합의 내용도 밝혔다. 남북 국회 회담을 가까운 시일 내에 하기로 했고 지방자치단체 간의 남북 교류도 활성화하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문 대통령은 "저는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의 전면 가동을 위해 북측에 몰수 조치 해제를 요청했고 김 위원장도 동의했다"며 "또 올해는 고려건국 1100년이 되는 해인데 이를 기념하기 위해 12월 개최되는 대고려전에 북측 문화제를 함께 전시할 것을 김 위원장에게 제의했고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에 대해선 "남북 정상회담의 정례화라는 의미와 함께 남북이 본격적으로 서로 오가는 시대를 연다는 의미를 갖는다"면서 "국민께서도 김 위원장을 직접 보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번영에 대한 그의 생각을 육성을 통해 듣는 기회가 오기 바란다"고 밝혔다.

평양·서울공동취재단=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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