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 회고전/부산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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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성·역사성' 아우른 거장들과의 만남

패왕별희

올해 신설된 '부산 클래식' 섹션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거장들의 보석 같은 작품들과 영화사적으로 재조명이 필요한 영화,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는 고전의 복원작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영화가 지닌 고유한 예술적 역량과 역사적 가치에 주목한다는 의미이다.

부산 클래식

올 신설 의미 있는 13편 준비
명화·고전 복원작 집중 소개
밀로시 포먼 '블랙피터' 주목


'부산 클래식' 첫해인 올해는 영화사적으로 큰 의미를 가진 13편을 준비했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거장 오손 웰즈의 미완성 유작으로 최근 완성돼 베니스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바람의 저편'. 아시아 최초로 공개된다. 

블랙피터
올해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두 거장을 추모하는 특별한 기회도 있다. 지난 4월 타계한 체코의 거장 밀로시 포먼의 장편 극영화 데뷔작인 '블랙피터'는 디지털 복원판으로 국내 최초 상영된다. 같은 시기 타계한 비토리오 타비아니를 추모하며 타비아니 형제의 대표작인 '파드레 파드로네' 역시 35mm 필름으로 상영된다.
파드레 파드로네
올해는 세계 영화 역사에 빠져서는 안 될 스웨덴의 거장 잉마르 베르만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의 수많은 걸작 중 가장 대중적으로 친숙한 '제7의 봉인'을 준비했다.
제7의 봉인
아시아의 고전들도 만날 수 있다. 우선 중화권의 주요 제작자이자 배우로 활동했던 서풍을 초청하며 그녀가 프로듀서로 참여한 첸카이거 감독의 '패왕별희', 배우로 참여한 '영춘각의 풍파'를 상영한다.

태국영화사에서 가장 주요한 작품 중 하나인 처드 송스리 감독의 1977년 작품 '상처'가 최근 복원을 마치고 부산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세얼간이' '피케이:별에서 온 얼간이'로 유명한 인도 감독 라지쿠마르 히라니 감독의 데뷔작 '문나형님, 의대에 가다'도 상영한다.

올해 특별기획 프로그램으로 '필리핀영화 100주년 특별전:영화, 국가와 역사에 응답하다'가 준비돼 있다.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 역사를 지닌 국가 중 하나인 필리핀은 다양하고 혁신적인 영화와 작가들로 아시아와 세계 영화사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필리핀영화 100주년을 맞이해, 새로운 도전과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특별전에서는 '카인과 아벨' '3세계 영웅' 등 10편의 영화와 함께 다양한 산업, 학술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필리핀 영화 100년을 재구성한 영상과 자료들도 만날 수 있다.

한국영화 회고전

리얼리즘 선구자 이장호 감독
대표작 '별들의 고향' 등 8편
카인과 아벨
한국영화 회고전으로는 80년대 리얼리즘의 선구자, 이장호 감독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장호 감독은 70~80년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이름이다. 그의 데뷔작 '별들의 고향'(1974)이 당대로는 획기적인, 46만 관객을 동원하며 단순에 흥행감독이 되었다. 1980년대 초엔 '바람불어 좋은 날' '어둠의 자식들' '과부춤' '바보선언' 등을 통해 한국의 가난과 억압을 고발하는 리얼리즘 감독으로 주목받았다.

1980년대 중반 '무릎과 무릎사이' '어우동' 등 에로티시즘 영화를 내놓았고 이후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라는 걸작을 내놓으며 한국영화사 80년대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회고전에서는 그의 데뷔작인 '별들의 고향'을 비롯해 시대별 대표작품들을 엄선해 8편을 선보인다.
3세계 영웅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 상영 외에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배우, 작가 등 다양한 문화 분야의 멘토와 함께 영화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네마투게더'가 인기리에 운영 중이다. 올해는 12명의 멘토가 기다리고 있다. 10월 6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플랫폼부산은 아시아 독립영화인들이 모여 각자의 경험을 나누고 연대와 협업의 기회를 모색하는 교류의 장이다. 아시아를 무대로 활동하는 젊은 영화인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이미 아시아영화의 허브로 자리 잡은 부산국제영화제가 미래의 아시아영화를 주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별들의 고향. BIFF 제공
시청각적 경험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가상현실 기술과 영화의 만남인 'VR 시네마' 행사도 관심을 모은다. 관객을 대상으로 VR 영화를 상영하는 'VR 씨어터'와 영화창작자 및 산업 종사자들을 위한 행사인 'VR 컨퍼런스'로 구성돼 있다.

모든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VR 씨어터'는 극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인터랙티브 타이틀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약 30편의 화제작을 상영한다. 영화의 전당 비프힐 1층에 마련되는 VR 시네마 전용관은 360도, 인터액티브 체험 등 다양한 장르의 VR 타이틀을 만나볼 수 있는 미래형 VR 극장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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