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막암 '온열 항암화학요법'] 복막으로 전이된 암 치료 '온열 요법' 새 길 열렸다
대장암, 위암, 난소암 환자들은 복막으로 암이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복막암에 대해 기존 치료법인 항암화학요법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최근에는 '복강 내 온열항암화학요법'(일명 하이펙)이 도입돼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장암·위암·난소암 환자
복막 전이 가능성 높아
기존 복강 내 화학요법보다
항암제 고루 전달되는 장점
특화·숙련된 전문의 시술 중요
■대장암·난소암 환자 등 복막 전이 많아
복막암은 복막(배막)에 생기는 암종인데 흔히 위장관계(대장, 위 등)와 생식계(난소 등)의 악성종양이 전이한 경우다.
복막은 복벽 안쪽과 복강(배안) 내 장기를 둘러싸는 하나로 이어지는 미끈하고 투명한 장액성 막으로, 복벽 안쪽을 덮고 있는 벽쪽배막(벽측복막)과 위, 지라(비장) 등 복부 장기를 둘러싸고 있는 내장쪽배막(장측복막)으로 구성돼 있다.
대장암 환자에게 복막 전이가 이뤄지는 기전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단지 대장암 절제술 후에 4~12%에서 복막 전이가 발생한다. 복막 전이가 발생하면 임시적인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한다.
복막종양은 진행성 또는 재발성 상피성 난소암 환자에게도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이런 경우 제거 가능한 암종을 수술하고 난 뒤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한다.
■온열 항암화학요법 효과 뛰어나
복강 내 항암화학요법은 아직 정형화돼 있지 않지만, 대체로 조기 수술 후 '복강 내 화학요법'(EPIC. 에픽)과 '복강 내 온열화학요법'(HIPEC. 하이펙)이 있다.
복강 내 화학요법은 특별한 장비가 필요 없고 비교적 저렴한 장점이 있지만, 온열요법을 함께 할 수 없고 약제가 복막 전체에 골고루 전달된다는 보장이 없는 단점이 있다.
이에 반해 새로운 장비를 통해 항암작용을 항진하는 복강 내 온열화학요법은 복강을 봉합하기 전에 수술자가 눈으로 보면서 손을 이용해 복강 내에 골고루 항암제가 도달하도록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안민성 인제대 부산백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복막암과 복막 전이의 경우, 항암제가 암세포에 전달되지 않아 치료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하지만 최근 복막암과 복막 전이 치료에 복강 내 온열 항암화학요법(하이펙)을 시행하면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온열 항암화학요법은 개복 후 암 부위를 제거한 뒤, 41~43도의 항암제를 복강 내로 순환시켜 복막 내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는 암종을 치료한다. 기존 전신 항암제가 복막에 흡수되기 어렵다는 단점을 극복하고, 항암제가 복막에 오래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고가 장비를 이용해 항암제 온도를 41~43도로 유지하는데, 이는 약물 흡수율을 올려 실온에서 치료하는 것보다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온열 항암화학요법의 핵심은 암세포와 전이된 암세포를 최대한 많이 제거하는 것으로, 보통 다른 수술보다 4배 정도 시간이 더 걸리고, 수술 후 항암치료가 병행되므로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온열 항암화학요법은 고도로 특화되고 숙련된 전문의에게 받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