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모 아파트단지 정문 인도에 나흘째 방치된 캠리 승용차 옆에 가수 설현의 사진이 인쇄된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한 입주민이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입간판에는 주민 의사를 묻는 설문글이 적혀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 송도의 아파트단지 주차장 진입로를 막아 물의를 빚은 50대 여성이 중고차 업체를 통해 자신의 캠리 차량을 견인하려다가 주민 반발로 실패했다.

30일 캠리 승용차 차주 50대 여성 주민 A씨는 자신의 차량을 방치해 둔 인천 송도국제도시 모 아파트단지 정문 인도로 중고차 업체 대표 B씨를 보냈다.

B씨는 "A씨가 승용차를 중고차량으로 매각하기로 했다"며 견인차를 동원해 차량 인도를 시도했다.

그러나 전날 한 주민이 이 차량 앞바퀴에 차량용 자물쇠를 걸어놓은 탓에 견인에 실패했다.

이 주민은 'A씨가 주민불편을 초래한 만큼 주민들에게 사과하기 전까지 이 승용차를 놔줄 수 없다'며 자물쇠를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자물쇠를 제거하고자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해 입주자대표단 측과 협의를 시도했지만 자물쇠를 풀지 못하고 자리를 떠났다.

입주자대표단 측은 캠리 차량의 소유권 이전이 완료되면 자물쇠를 제거해주겠다며 B씨를 되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주민들은 A씨에 대한 불만을 적은 쪽지를 이 승용차 유리창에 붙였지만, 이날은 모두 제거된 상태다.

대신 가수 설현의 사진이 인쇄된 입간판과 '최고의 포스트잇'을 뽑는 설문 게시판이 승용차 앞쪽에 설치됐다.

입간판과 게시판은 아파트 주민이 설치한 것으로, '사유재산에 쪽지를 붙이는 행위를 자제해달라'는 관리사무소 측의 권고에 따라 쪽지를 제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A씨는 27일 아파트단지 주차단속 스티커가 자신의 캠리 차량에 부착된 것에 화가 나 아파트 지하주차창 진입로를 막는 불법주차로 물의를 빚었다.

6시간가량 불편을 겪은 주민들은 결국 A씨의 승용차를 밀어 인근 인도로 옮긴 뒤 못 차량용 자물쇠를 설치하고 A씨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