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이승우 연속골' 한국, 이란 2-0 잡고 8강…27일 우즈베키스탄과 대결
김학범호가 난적 이란을 물리치고 아시안게임 8강에 진출했다.
23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치카랑의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 '한국-이란'전에서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축구대표팀이 후반 40분 터진 '와일드카드' 황의조의 결승골과 후반 10분 '코리안 메시' 이승우의 추가골로 2-0으로 이란에 승리했다.
한국은 앞서 같은 경기장에서 먼저 열린 16강 경기에서 홍콩을 3-0으로 꺾은 우즈베키스탄과 오는 27일 브카시의 패트리엇 스타디움에서 준결승 진출을 놓고 8강 대결을 펼친다.
이날 경기에서 김학범 감독은 4-3-3 전술을 꺼내 들었다. 두 명의 와일드카드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오른쪽 측면과 원톱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고, 왼쪽 측면에는 이승우(베로나)가 출전했다.
이승모(광주)와 장윤호(전북)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고 황인범(아산)은 중원을 지켰고, 김민재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수비진에 포백으로 김진야(인천)와 황현수(서울), 조유민(수원FC), 김문환(부산)이 출전했다. 골키퍼 장갑은 역시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조현우(대구)가 꼈다.
전반 초반부터 한국이 볼 점유율에서 우세했지만 무리하게 공격에 나서지 않고, 이란 역시 자리를 지키며 팽팽한 긴장감이 넘쳤다. 이란이 미드필드 싸움으로 한국의 패스를 차단하고 역습을 노리는 가운데, 전반 18분 유네스 델피가 기습적인 왼발 중거리 슛으로 크로스바 구석을 때렸다. 하지만 한국도 곧바로 황인범이 전반 19분 이란의 왼쪽 골 포스트를 때리는 강력한 슈팅으로 이란 수비를 흔들었다.
아시아 전체에서도 라이벌 의식이 강한 두 팀 사이에서는 신경전도 빠지지 않았다. 전반 31분 이란 선수가 넘어진 가운데 한국이 공격이 전개를 했고, 이란이 이를 막으며 바깥으로 공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한국 선수가 밀착해 달라붙으며 몸싸움이 일어났다. 흥분한 일부 양팀 선수들은 거칠게 달려와 충돌할 뻔 했고 심판들과 다른 선수들이 진정시키며 곧바로 경기는 재개됐다.
하지만 전반 40분 황인범이 상대 수비수를 속이고 왼쪽 측면 침투에 성공한 뒤 문전으로 패스를 보냈고, 중앙에서 공간을 찾아 들어온 황의조가 깔끔하게 슈팅을 때리며 선제골을 기록했. 조별리그 4골과 16강전 득점으로 5골을 꽂은 황의조는 이번 대회 득점 선두로 우뚝 섰다.
한국은 후반에 멤버 교체 없이 그대로 출격했다. 후반 10분에는 이승우가 이란의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공중볼을 재치 있게 잡아낸 뒤 수비수 2명을 따돌리는 현란한 드리블과 개인기로 공간을 만들어 직접 오른발 슈팅으로 다시 이란 골망을 흔들었다. 감기를 비롯한 컨디션 문제로 교체출전만 했던 이승우는 첫 선발출전에서 자신의 이번 대회 첫 득점에 성공했다.
두 골을 앞선 상황에서 한국의 골키퍼 조현우가 왼쪽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 주저 앉았고, 벤치에서 대기 중이던 송범근(전북)이 긴급히 교체 투입됐다. 송범근 골키퍼도 큰 실수 없이 안정된 모습을 보였고, 한국은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큰 위기 없이 이란의 막판 공세를 막아내며 2골차 승리를 지켜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