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원자력의학원] 첨단 과학 만난 '스마트 병원'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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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과학기술 특성화 병원'으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사진은 최신형 방사선 암 치료기인 '선형가속기' 모습.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제공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지난달 박상일 신임 의학원장 취임과 함께 재도약을 선언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본원인 한국원자력의학원(서울 소재)의 분원이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병원, 연구센터, 방사선비상진료센터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2010년 개원 이후 방사선의학 연구와 암 치료를 선도해 왔다. 의학원은 앞으로 방사선의학 연구와 암 치료뿐 아니라 의료와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스마트 병원'으로 사회적 책무를 재정립할 계획이다.

과학기술부 산하 유일 병원
혁신 동력 기술의 시험장 역할

원전 해체작업 피폭 등
방사능 질환 검진·치료 소명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 확대
신포괄수가제로 공공성 높여

■과학기술 특성화 병원으로 역할 정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속 공공기관들은 조만간(8~9월) 한자리에 모여 연구기관의 R&R(역할과 책임) 협약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협약식에서 한국원자력의학원과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첨단 의·생명 연구를 선도하는 과학기술특성화병원을 기반으로 국민 건강과 안전에 기여한다'라는 핵심 미션을 선포한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유일한 병원인 원자력의학원이 4차 산업혁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과학기술 네트워크를 활용, 최첨단 연구 결과물을 산출하고, 이를 국민 건강과 복지에 직접적인 혜택으로 환원하겠다는 의미다.

박상일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의학원장은 "국내 최초 과학기술 특성화 병원인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과학계와 의료계의 접점에서 지역 대학병원, 과학기술교육기관(카이스트, 디지스트, 유니스트 등)과 연계해 혁신 성장 동력 기술의 테스트 베드(Test-bed·시험공간)로서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첨단 방사선의료 연구와 산업화를 선도하기 위해 한국원자력의학원과 협력, 방사성 의약품과 신약 후보물질도 발굴할 계획이다. 체외 진단 의료기기에 대한 임상·비임상 시험을 수행하고, 바이오뱅크(인체 자원은행)를 통해 맞춤형 검체도 제공할 예정이다. 바이오뱅크는 혈액이나 조직, 세포, 혈장, 단백질처럼 사람에게서 채취한 인체 자원과 유전정보 등을 수집해 동결 보존한 뒤 연구에 활용하는 의료 분야다.

■탈원전 시대 맞춰 원전 재난 대응

원전에 인근 한 지역 특성과 탈원전 시대를 맞이해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의 방사선비상진료센터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원자력발전소가 밀집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심리적인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 방사선 비상진료의 최첨병으로서 원전 관련 각종 재난 대응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할 예정이다.

방사선비상진료센터는 원전 해체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피폭 사고의 가능성을 예측하고 작업자와 지역민의 안전을 위해 정밀한 안전진단과 관리를 한다. 해체사업 주체가 누구이든지 해체과정 중 생길 수 있는 피폭 안전사고 대비는 의학원의 소명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한국원자력의학원과 협력해 방사선 피폭 환자의 응급조치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차세대 방사선 피폭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생활 방사선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고 방사선 영향과 관련된 진료와 검진 기술을 발전시켜 방사선 안전에 대한 대국민 이해를 증진하는 과제 또한 수행할 계획이다.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역할 강화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 참여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 확대 등을 통해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국민을 섬기는 공공의료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신포괄수가제는 입원 기간에 발생한 입원료, 처치료 등 진료에 필요한 기본 서비스는 포괄수가에 묶고, 의사의 수술·시술 등은 행위별로 보상하는 진료비 지불제도다. 기존 포괄수가제는 비교적 단순한 외과수술에만 적용됐지만, 신포괄수가제는 암 환자 등 복잡한 질환까지 포함해 더 많은 입원환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신포괄수가제를 시행하면 입원환자에게 표준화된 진료를 제공해 과잉 진료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환자에게 더 넓은 건강보험 혜택이 제공된다. 특히 큰 부담으로 작용했던 일부 고가 항암제 등 비급여 항목이 포괄영역에 포함돼 진료비 부담이 줄고, 의료의 질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에서는 부산시의료원(2011년)에 이어 의학원이 두 번째로 시행하는 병원이며 몇몇 사립병원은 내년 1월 시행할 예정이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는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보호자나 개인 고용 간병인이 필요하지 않도록 간호 인력에 의해 각종 입원서비스가 제공되는 제도다. 간호사, 간호조무사, 병동 보조 인력 인원이 입원환자를 24시간 돌봐 개인적으로 간병인을 두거나 보호자가 환자를 돌보지 않고도 입원 생활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다. 간병료는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하루에 7만~8만 원 정도 환자가 부담해 오던 것을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통해 다인실 기준으로 기존 입원료에 하루에 1만 원 정도만 추가 부담하면 간호간병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환자와 보호자의 경제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박 의학원장은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300병상 규모로 수익이 나기 힘든 구조다. 큰 이익을 거두는 게 아니라, 지역민이 충족하는 의료 인프라를 갖추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선 적절한 실적 달성으로 시설과 인력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여기에 정부 정책에 맞춘 전략을 성공적으로 도입하면 더 안전하고 신뢰받는 공공의료기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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