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100세 시대 위해…" 부산 병원 4곳 뭉쳤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KE메디컬센터 내 4개 병·의원 의료진이 분야별 전문의 협업 연구모임인 'COLAB'을 만들어 정기적인 주제 발표와 토론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박종선 이유치과 원장, 이성근 이샘병원 원장, 이현석 눈시원안과 원장, 황소민 K성형외과 원장.

100세 시대다. 하지만 오래 사는 것 못지않게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화두다. 이러한 '건강 수명'을 늘리기 위해 부산지역 몇몇 개원의가 뭉쳤다. 이들 분야별 전문의들은 여러 질환의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협진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KE메디컬센터 내 병원
내과·성형외과·안과·치과
매월 분야별 주제 발표·토론
노인 질환 위한 '협업 연구'

"쉴새 없이 쏟아지는 정보 속
올바른 의료 제공 위해 노력"

■우리나라 국민 '건강 염려증' 지나쳐

한국인은 기대수명이 높은 반면, 현재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래 살지만 건강한 삶을 기대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보건복지부 보건 통계를 보면 2016년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82.4년으로, OECD 국가들의 평균 80.8년보다 1.6년 높게 나타났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외래 진료를 받는 횟수는 연간 17회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았고, 환자 1인당 평균 입원일수도 18.1일로 일본에 이어 2위다.

'본인의 건강상태가 양호하다고 생각'하는 인구 비율은 32.5%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캐나다는 10명 중 9명이 '본인은 건강하다'고 응답해 건강을 바라보는 시각이 우리나라와 대조적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여러 가지 보건 의료 지표가 OECD 국가 국민들보다 대체로 양호하지만,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한 주관적 인식이 매우 부정적인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나친 '건강 염려증'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성근 이샘병원 병원장은 "건강 염려증은 사실은 그렇지 않은 데도 몸에 병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강해 그러한 증상을 느끼거나 고통스러워하는 병적 증상을 말한다"면서 "TV나 SNS로부터 검증되지 않는 건강정보에 과다하게 노출되면 '나도 동일한 상황이 아닐까'하고 의심하게 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잘못된 정보를 먼저 접하고 병원에 오는 경우, 사람의 생각을 바꾸는 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고령화 시대, 노화 치료 관심 높아

지난해 우리나라 노령화지수(유소년 100명당 노령인구)는 104.8로 처음 100을 넘어섰고, 올해는 110.5로 추정되는 등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백내장, 녹내장, 틀니, 임플란트, 주름, 리프팅 등 노화 치료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황소민 K성형외과병원 병원장은 "노화 치료의 경우 그동안 40대 위주의 '안티에이징'(노화 방지, 항노화)이 대세였다면, 최근에는 50~70대 위주로 '웰에이징'(자연스럽고 건강하게 나이 들어가는 것) 수술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리프팅 등과 관련한 성형술과 레이저 시술이 다양해져 환자들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종선 이유치과 원장은 "건강한 100세를 위해 치과에서도 심미적·기능적인 면을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치아는 나이가 들면 당연히 불편하다는 인식과 함께 치아 치료비가 비싸다는 것 때문에 치료를 꺼리는 편이다. 하지만 고령자에겐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치료가 다양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비용으로 치료받을 수 있어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분야별 전문의 협업 연구모임

100세 시대 건강 수명을 늘리기 위해 KE메디컬센터(부산 부산진구 범천동)에 있는 이샘병원, 눈시원안과, 이유치과, K성형외과병원 등 4개 병·의원 의료진들은 머리를 맞대 연구하고 있다. 과도하고 불필요한 건강 염려증을 해소하고, 환자 누구나 고민하는 노인 질환 등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내과, 성형외과, 안과, 치과 등 분야별 전문의로 구성된 이 연구모임은 매월 특정 주제를 선정해 의료진 간 주제 발표와 토론 등을 통해 대처방안을 찾아간다.

이현석 눈시원안과 원장은 "분야별 전문의 협업 연구모임을 'COLAB'(Collaboration of Life & Aging in Busan)이라고 이름 붙였다. 서로 다른 분야지만 협업해야 할 진료가 많기 때문에 같이 고민하고 연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예를 들어 당뇨병은 내과적인 진료가 우선이겠지만, 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의 발병률이 높기 때문에 안과와 협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무분별한 정보 속에 환자에게 정확한 의료정보를 전하고 올바르고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