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질환으로 걷기 힘들 때, 한방에선?] 치매 인한 보행 장애, 그냥 두면 병 키운다
김상진(70) 씨는 몇 년 전 파킨슨병이 생겼다. 잔걸음 보행과 앞 쏠림 증상이 심했다. 세수할 때마다 자꾸 앞으로 넘어져 세면기에 얼굴이 빠지는 경우가 잦았다. 팔다리는 뻣뻣해 잘 굽혀지지 않을 정도였다. 중풍, 파킨슨병, 치매 등 퇴행성 뇌 질환 환자는 심각한 보행장애를 겪는다. 한의학에서는 보행장애를 방치하면 뇌 기능이 악화해, 보행장애가 더욱 심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본다. 감철우 감철우한의원(부산 수영구 수영동) 원장으로부터 퇴행성 뇌 질환 보행장애의 한방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보행 통한 뇌 자극 충분치 않으면
뇌의 퇴화 진행돼 인지장애 우려
오수혈에 침 놓아 막힌 몸을 열고
한약으로 몸 곳곳에 에너지 보내야
■보행장애 방치하면 뇌 기능 급속 퇴화
중풍(뇌졸중), 파킨슨병, 치매처럼 뇌 기능 장애로 생긴 질환들은 대체로 보행에 문제가 많다. 뇌와 보행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감철우 감철우한의원 원장은 "역사적으로 동물과 차별화되는 인간의 뇌 발달은 두 손을 사용한 도구의 이용이 아니라, 두 발로 걸음으로써 시작됐다. 인간만이 완벽하게 직립보행을 한다"며 "걷기 위해선 먼저 두 발로 균형을 잡고 서야 하고, 걸음을 뗄 때마다 수많은 근육과 신경으로 몸의 무게중심을 포착해 미세하게 조절하며 나아가야 한다. 뇌는 이 복잡한 과정들을 아기 때부터 기고, 서고, 걸으면서 배웠고, 일생토록 뇌와 몸의 끊임없는 정보 피드백으로 보행 기능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고령자들 가운데 고관절이 부러져 보행장애가 발생한 뒤 치매 같은 인지장애가 쉽게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보행을 통한 뇌 자극이 충분하지 않아 뇌의 퇴화가 빠르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중풍은 응급기 위험을 넘기면 대부분 한 쪽 수족 마비나 균형 실조로 보행장애 후유증이 발생한다. 도파민 결핍으로 뇌와 근육의 신호 전달에 문제가 생기는 파킨슨병은 진행 과정에 따라 서행, 몸의 앞 쏠림, 종종걸음이 나타난다. 치매형 보행장애는 보행 속도가 느려지고, 좁아진 보폭과 걸음 떼기가 늦어지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렇듯 질환마다 다양한 보행장애가 발생하는데 이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보행장애를 방치하면 뇌 기능이 급속히 퇴화하며, 더 큰 보행장애가 나타나는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몸의 무게중심을 뇌가 정확하게 파악하고, 정밀하게 전신 근육을 컨트롤하면서 균형을 잡을 때 안정되고 바른 보행이 이뤄질 수 있다. 바른 보행은 뇌 기능의 강화를 의미할 뿐만 아니라, 뒤틀리고 구부정했던 척추 역시 알맞은 위치를 잡아가고 몸이 바르게 펴진다는 의미다. 이러한 구조 개선은 몸의 정보를 뇌에 더욱 정확하게 전달하게 한다.
감철우 감철우한의원 원장이 환자의 보행장애를 치료하고 있다. 감철우한의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