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터널 내달 18일 개통… 화명동~장전동 5분 만에 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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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민들의 숙원이던 산성터널이 다음 달 개통되고, 김해 초정IC~대동화명대교 사이를 잇는 광역도로와 공사 중인 윤산터널이 향후 완성되면 북측 부산외곽순환도로와 함께 부산권 동서 이동축 건설이 마무리된다.

부산지역 외부순환도로의 '마지막 퍼즐'인 산성터널이 다음 달 18일 개통한다. 우여곡절 끝에 10여 년 만에 부산 시민의 숙원 사업이 완성되면서, 기존 도로의 만성 교통체증 해소는 물론 동서 간 물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총길이 5.62㎞, 왕복 4차로

요금 1500원 다소 비싸지만
통행시간 21분 단축 효과

만덕터널 만성 체증 해소
동서 간 물류 활성화 기대

■북구~금정구 5분 만에 주파


부산산성터널㈜에 따르면 금정산을 관통하는 총길이 5.62㎞의 산성터널이 다음 달 17일 준공돼 18일 0시 개통된다. 왕복 4차로 규모인 산성터널은 터널 4874m, 진입도로 745m 길이다. 북구 화명동 그린숲속아파트와 금정구 장전동 장전초등학교 부근을 연결하며, 제한 속도는 시속 80㎞다. 산성터널을 이용하면 그린숲속아파트 부근에서 장전초등까지 5분이면 도달한다.

터널 공사에는 모두 194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민간사업자가 30년간 운영한 뒤 소유권을 부산시로 넘긴다. 하루 통행량은 2만 3000대, 통행료는 대당 1500원으로 예상된다. 부산산성터널㈜ 관계자는 "요금이 비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상 기존 금정산 도로로 산을 넘어 이용할 때 추가로 드는 기름값과 맞먹는다"면서 "더불어 기존 도로를 지날 때보다 거리는 5.9㎞ 단축되고, 통행 시간은 21분이나 줄어든다"고 말했다.

■만덕터널 교통량 분산되나

이번 터널 개통으로 부산의 대표 '짜증 도로'인 만덕터널의 교통 체증도 한층 해소될 전망이다. 북구 만덕동과 동래구 온천동을 연결하는 만덕터널은 좁은 진입도로와 강서구 공단 등으로 출퇴근하는 차들로 잦은 병목현상을 보인다. 출퇴근 시간 터널 내부 접촉사고가 나면 수백m 떨어진 미남교차로와 동래역 일대까지 막혀 30분에서 1시간 이상 차들이 대기하기도 한다. 5년째 제2만덕터널로 출퇴근하는 박석진(31·금정구 장전동) 씨는 "터널이 막혀 급한 마음에 금정산 고개를 넘어가면 사고 위험도 크고 차에 무리도 온다"면서 "산성터널 개통으로 만덕터널에 집중되는 차들이 분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성터널 준공으로 부산지역 동서 구간인 부산항 신항~초정IC~산성터널~경부고속도로까지 물류 이동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부산시가 재정사업으로 추진하는 금정구 방향 회동IC로 이어지는 3.24㎞의 접속도로가 1년 6개월 뒤에 개통될 예정이어서, 동서 간 최단 거리 확보엔 다소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김해시 초정IC와 대동화명대교를 잇는 광역도로망 사업도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않은 상태다. 

15일 오후 부산 북구 화명동 산성터널 북구 쪽 입구에서 구조물 설치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10여 년 진통 끝에 완공

산성터널은 애초 2005년 11월 민간사업자 제안서가 접수됐지만, 사업 수익률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착공이 6년간 지연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7년 타 업체 컨소시엄의 새 제안과 사업 포기, 시의회 제동, 금정구 접속도로 고가화에 따른 민원 제기 등도 잇따랐다. 우여곡절 끝에 부산시는 우선협상대상자인 부산산성터널㈜과 실시협약에 서명하고 사업을 추진했다.

이 밖에도 산성터널은 지하수 유출, 생태계 피해 등의 의혹도 받았다. 2016년엔 터널 공사로 인한 지하수 유출로 대천천 상류가 마르는 등 생태계 변화를 초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사 소음으로 사슴, 염소 농장에서 동물들이 유산하는 등 피해가 생겼다는 의혹도 나왔다. 접속도로 공사에선 주민과의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장전초등 학부모들은 공사로 좁아진 등굣길 옆으로 덤프트럭들이 내달려 오전 시간에 통학로 공사와 덤프트럭 운행 중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올 3월엔 터널 내부 공사 도중 콘크리트 구조물이 떨어져 40대 인부가 사망하는 사고도 이어졌다.

부산산성터널㈜ 관계자는 "김해시 초정과 부산 북구 화명을 잇는 도로까지 완공되면 광역 외부도로가 구축돼, 지역 간 물류비 절감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면서 "현재 산성터널 공정은 98%로 지역 주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안전하면서도 빠르게 공사를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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