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일폭포 '학연', 청학 다시 춤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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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국립공원 직원과 하동 화개주민, 자원봉사자 등이 지난 12일 지리산 불일폭포 아래 '학연' 복원작업을 벌였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지리산국립공원 불일폭포 밑 '학연(鶴淵)'이 본래 모습을 되찾았다.

'학연'은 불일폭포 아래에 있는 작은 연못으로, 1200여 년 전 신라 시대 고운 최치원 선생이 불일폭포 앞 완폭대에서 시를 읊거나 노래를 부르면 이곳에서 청학이 나와 춤을 추었다는 설화가 전해지는 곳이다.

지리산공원사무소 복원 행사
1200여 년 전 모습 되찾아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는 지난 11일 공원 직원과 하동 화개면 주민, 자원봉사자 등 50여 명이 함께 불일폭포 아래에 있는 '학연' 복원행사를 가졌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참여자들은 중장비 없이 연못 주변에 쌓이고 막혔던 토사와 낙석 3t가량을 제거, '학연'의 옛 모습에 가깝게 경관 복원을 한 것이다.

예전의 '학연'은 어른 허리가 찰 정도로 깊고 넓었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암벽에서 떨어진 낙석과 폭우에 쓸려온 토사 등으로 메워져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실제 1463년 이륙 선생이 쓴 유지리산록(遊智異山錄)에는 '불일폭포 아래는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두 개의 연못이 있는데 학연과 용추이다' 라고 기록돼 있다.

박동영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장은 "지리산 쌍계사와 불일암, 불일폭포 일원은 예전에 한국의 이상향, 청학동으로 꼽혀왔다"라며 "이번에 학연의 복원을 계기로, 청학동의 옛 모습을 재현하는 문화자원 관리에 최선을 다해 전국적인 명소가 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는 지리산 역사문화자원 조사를 하면서 불일폭포 인근 불일암 아랫지점에서 '완폭대' 석각을 200여년 만에 발견했다. '폭포를 즐기는 높고 평평한 곳'이라는 뜻인 폭 150㎝ 높이 140㎝ 크기 석각인 '완폭대'는 지리산 일대에 숱한 설화를 남긴 고운 최치원이 남긴 글을 새긴 것으로 알려졌다.

1611년 유학자 유몽인이 <유두류산록> 이후 지리산 청학동을 찾아 불일암과 불일폭포 등을 답사한 조선시대 옛 선비들의 지리산 유람록 10여 편에도 '완폭대' 기록은 전한다. 이선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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