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바이러스 감염] 땀띠 같은데 '쿡쿡' 쑤시고 '으슬으슬'… 대상포진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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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과 수족구병은 여름철 대표적인 유행성 질환이다.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무더운 여름에 활개 치는 바이러스가 있다. 이로 인한 대표적인 여름철 유행성 질환으로 대상포진과 수족구병이 꼽힌다. 성인들에게는 잠복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떨어진 틈을 타서 활성화되면서 대상포진을 일으킨다. 어린이에겐 콕사키, 엔테로바이러스 감염이 늘면서 수족구병이 기승을 부린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기는 이 두 질환은 여름철에 특히 환자가 많은 게 특징이다.

면역력 저하로 대상포진
칼로 찌르는 통증에 두통
발병 72시간 내 병원 가야

습할 때 어린이 수족구병
손발 물집에 잇몸 궤양
뇌막염 등 합병증 주의

■대상포진, 땀띠와 구분 어려워 방치

사진은 대상포진 모습.
몸이 으슬으슬 춥거나 쿡쿡 쑤시는 듯한 통증이 있으면 대개 감기나 근육통부터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요즘 같은 한여름에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먼저 대상포진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대상포진은 계절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질환은 아니다. 하지만 여름철 냉방으로 인한 실내외 온도 차이와 무더위로 인한 피로 누적, 체력 저하 등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발병률이 높아진다.

대상포진이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보통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킨 뒤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성화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감기몸살과 유사한 발열, 오한, 두통, 메스꺼움 등 다양한 통증을 경험한다.

얼굴에 대상포진이 발병하면 안면 마비, 실명, 청각 손실뿐 아니라 심하면 숨질 수도 있다. 붉은 반점과 수포가 띠 모양으로 생기는데, 이때 수포는 1~2개의 피부 신경분절에 국한돼 발생하고, 전신에 퍼지기도 한다. 그동안 50~60대 이상에서 많이 생겨 노인성 질환으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에는 스트레스가 심한 20~30대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권희선 해운대부민병원 내분비내과 과장은 "대상포진은 발병 72시간 내를 골든타임이라 할 만큼 초기 치료 효과가 크고, 그 이후에는 치료를 받더라도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는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될 경우 즉시 병원을 방문해 진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요즘 같은 한여름에는 피부에 물집이나 수포가 생겨도 단순한 땀띠 정도로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대상포진 발병 초기에는 땀띠와 얼핏 보기에 차이가 없어 구분하기 어렵다. 땀띠는 땀관이나 땀관 구멍 일부가 막혀 땀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해 작은 발진과 물집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로 얼굴, 목, 가슴, 겨드랑이에 발생한다. 처음에는 작은 물방울 모양의 투명한 물집이 생겨 가렵다가 점차 따가워지는 증상을 일으킨다. 수포가 올라오는 것은 비슷하지만, 대상포진일 경우 물집이 띠를 형성한다.

특히 통증 정도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데 대상포진은 가렵고 따갑기보다는 쑤시고 아프면서 감기몸살에 걸린 것처럼 몸이 무거워진다.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끼고, 붉은 발진과 함께 두통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대상포진은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데 현재까지 완전히 퇴치할 수 있는 약제가 개발되지 않은 만큼 예방이 중요하다. 면역력이 약한 중장년층은 평소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 영양가 있는 식단을 유지해 면역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미 발병한 적이 있거나 50세 이상에서는 예방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수족구병 철저한 개인위생으로 예방
사진은 수족구병 모습.
연일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어린이 건강에도 비상이 걸렸다. 바이러스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오래 계속되면서 감염병 발병률이 높아졌다. 특히 어린이집, 유치원, 학원 등 집단생활을 하는 어린이들은 수족구병과 같은 감염병에 쉽게 노출된다.

만 6세 이하 어린이에게 주로 발생하는 수족구병은 장바이러스 일종인 콕사키바이러스 A16형에 감염돼 발생한다. 뇌수막염이나 뇌염, 마비 증상 등을 일으키는 엔테로바이러스 71형에 감염돼 생기기도 한다. 감염된 사람의 분변이나 침, 가래, 콧물 등을 통해 전파된다.

발병 일주일 동안 가장 전염력이 강하다. 볼 안쪽, 잇몸, 혀 등에 작고 하얀 궤양이 돋고 손과 발에 붉은 물집이 생기는 게 특징이다.

김수영 해운대부민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증상이 심한 급성기에는 입안 궤양 통증 때문에 음식을 먹지 못하거나 물을 마시지 못할 수도 있는데, 이때 탈수가 심하면 쇼크나 탈진 현상이 올 수 있는 만큼 아이가 아파하더라도 물을 조금씩 자주 먹여야 한다. 먹는 양이 심하게 줄면 병원에 입원해 수액을 맞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다행히 수족구병은 2차로 감염되지 않는 한 일주일 정도면 자연 치유된다. 그러나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거나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때는 뇌막염과 뇌염, 마비성 질환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져 숨질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만 12세 이하 어린이는 보건소나 지정 의료기관에서 연중 무료로 예방 접종을 할 수 있다.

수족구병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게 중요하다. 바이러스와 세균이 몸으로 침투하는 가장 큰 경로인 손을 자주 씻고 아이의 분변 관리도 철저하게 해야 한다. 특히 입안과 몸, 손, 발 등에 수포가 생겼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하게 진단받고 적절하게 치료하는 게 필요하다. 특이 증상이 없더라도 평소 잘 먹던 아이가 음식을 거부하거나 목 통증을 호소한다면 수족구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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