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이콘 "우리는 철부지…늘 아이들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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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젊고 자유로운 모습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편이에요. 다 철부지거든요. 늘 아이들이고 싶고...그게 젊은이로 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아닐까요." 

2015년 9월 '취향저격'으로 데뷔한 그룹 아이콘은 이후 '덤앤더머' '왜 또' '벌떼' 등의 곡을 통해 유쾌하고 장난기 넘치는 '비글돌' 이미지를 얻었다. 지난 2일 발매한 신곡 '죽겠다'에서는 강렬한 남성미를 내뿜으며 변신에 나섰다. 

올해 초 발표한 '사랑을 했다'의 엄청난 성공에 취할 법도 하지만 여전히 초심과 겸손을 강조하는 아이콘. 새 앨범 공개를 몇 시간 앞둔 시각인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이들을 만났다. 

■ "씨앗에서 열매 맺은 느낌, 부담감 안 가지려 노력"

새 미니앨범 '뉴 키즈: 컨티뉴(NEW KIDS : CONTINUE)'는 지난해 5월 발매한 '뉴 키드: 비긴(NEW KIDS : BEGIN)', 올해 1월 선보인 '리턴(RETURN)'에 이은 '뉴 키즈' 3부작 시리즈의 완결판이다. 아이콘은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으면서 계속 발전하고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이번 앨범에 담았다.

"이제 뭔가 씨앗에서 열매를 맺은 느낌이 들어요. '뉴 키즈' 3부작을 준비하면서 최대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려 했고, 개인적 기준에서 봤을 때 어느 정도 표현됐다고 생각해요. 젊고 거친 아이콘의 모습이 가장 잘 담겨있는 앨범입니다.(비아이)"

그는 "'사랑을 했다'로 밑바닥에서 한 계단 올라갔기 때문에 부담감 같은 건 없다. 늘 부담감을 안 가지려 한다"며 "이번 앨범으로 큰 건 바라지 않고 그냥 여전했으면 좋겠다. 뭐든 영원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결과나 성적보다 앨범을 준비하기까지의 과정이 재미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 "'죽겠다', 비트는 신나지만 가사가 슬픈 곡"

타이틀곡 '죽겠다'는 아무렇지 않게 넘겨버린 이별이 그토록 아픔을 줄지 몰랐다고 고백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빈티지한 피아노 톤과 세련된 플럭 신스로 이뤄진 리프, 멜로디의 조화가 이별 후 느끼는 슬프고 외로운 감정을 전한다. '죽겠다 또 어김없이 너의 흔적이 날 괴롭힌다'라는 직설적 가사가 특징.

곡의 작사, 작곡을 맡은 비아이는 "신나는 반주와 비트로 이뤄진 곡이지만 가사는 슬프다"며 "우리가 은연중에 '죽겠다'라는 말을 자주 쓰지 않냐. '더워, 배고파, 좋아' 등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내뱉는 '죽겠다'에 초점을 두고 노래를 들으면 공감되고 이해하기도 한층 수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환은 "'사랑을 했다'와 다른 느낌이지만 멜로디가 잘 감기고 기억에 남더라. 반전도 있고 특이하다"며 "굉장히 신기한 노래 같다"고 했다. 김동혁은 "나는 춤에 관심이 많아서 곡을 듣자마자 퍼포먼스가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보여 지는 부분에 좀 더 신경을 많이 써야겠다"고 말했다.

■ "이번 안무는 김진환 춤, 각 잡힌 모습 볼 수 있을 것"

아이콘은 그간 선보이지 않았던 색다른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손으로 목을 감싸거나 골반을 튕기는 동작으로 섹시함을 강조했다. 멤버들은 안무의 이름을 '김진환 춤'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동안 주로 무대에서 자유분방하게 뛰어다녔다면, 이번에는 각 잡힌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노는 부분도 거의 없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타이트한 무대가 될 것 같아요.(구준회)"

구준회는 안무의 킬링포인트로 김진환을 꼽은 후 "진환이 형 같은 경우가 춤을 추는데 정말 좋은 신체조건을 타고났다"며 "팔, 다리가 짧은 사람이 안무할 때 훨씬 유리하다더라. 안무와 진환이 형의 궁합이 너무 좋고 딱 들어맞는다"고 치켜세웠다. 김진환은 구준회를 보며 '디스 아니냐'고 웃었다.

비아이 역시 "'죽겠다' 안무는 김진환 춤이라고 감히 말씀 드릴 수 있다"며 "진환이 형이 가운데에서 춤을 추는 안무 영상을 봤는데, 우리가 생각하기에도 너무 잘 췄다. 진환이 형만 눈에 들어올 정도였다"고 거들었다.

김진환은 "칼군무는 처음 시도했다. '뉴 키즈' 시리즈에서 모두 다른 안무 콘셉트를 보여드렸고, 이번에는 칼군무가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실 뛰어노는 걸 더 좋아하긴 하지만 열심히 준비했다"고 밝혔다.

■ 리더 비아이 향한 신뢰 "공동체 안에서 자존심 부리면 안돼"

비아이의 존재는 아이콘 내에서 절대적이다. 데뷔 때부터 모든 앨범 활동 곡을 직접 만들어온 그는 아이콘의 음악을 대표하는 인물. 앨범 발매 기념으로 진행되는 인터뷰에서도 비아이의 발언 빈도가 나머지 멤버들을 합친 것보다 더 많다. 비아이가 워낙 출중한 능력을 지니긴 했지만 그 이면에는 항상 비아이에게 믿음을 주는 멤버들의 신뢰와 희생이 있었다.

그간 비아이와 함께 '사랑을 했다'를 비롯한 앨범 타이틀곡의 작사를 도맡은 바비는 '죽겠다'에서는 가사 작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는 아쉬운 점이 없냐는 질문에 "팀원으로서 리더의 말을 존중한다. 팀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개인적인 자존심은 있을 수 없다"며 "그런 자존심을 버려야 좋은 퀄리티가 나올 수 있다. 작사를 하지 못한다고 해서 아쉽거나 그런 건 전혀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송윤형은 "비아이가 짜놓은 건 대부분 완벽하기 때문에 크게 이상하지 않는 한 따라간다"고 전했다.

"조심스레 제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전달하긴 하는데 받을지 말지는 원곡자 마음이죠. 비아이는 녹음을 하거나 안무 연습할 때 항상 완벽주의를 추구해서 어쩔 때는 조금 무서워요.(웃음)(김진환)"

"평소에는 나이스하게 가는데 녹음하다 이건 아니다 싶을 때 진지하게 해요. 장난식으로 하면 퀄리티가 떨어질 수 있으니까요.(비아이)"

■ "유치원생들 '사랑을 했다' 떼창, 고맙고 뿌듯해"

올 상반기 최고의 인기곡 '사랑을 했다'는 아이콘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안겨줬다. 무려 43일 동안 음원차트 1위에 오른 것뿐 아니라 어린 아이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덕분에 새로운 '초통령'으로 등극했다. 비아이는 '사랑을 했다'가 유치원, 초등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인 비결로 동심을 꼽았다.

"처음 SNS에서 유치원생들의 '떼창' 영상을 보고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어요.(웃음) '사랑을 했다'가 초등학교 금지곡이 됐다고 하던데 얼마나 많이 불렀길래 그렇게 됐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개인적으로 뿌듯했어요. 서정적이고 가사가 조금 어려울 수 있는 사랑노래라서 이런 반응을 얻을 줄 전혀 예상 못했는데 어린 친구들한테 너무 고맙더라고요. 좀 더 오래 불러줬으면 좋겠어요.(비아이)"

비아이는 "'사랑을 했다'는 어린 아이 같은 마음으로 재미있게 만들었다. 한 마디로 동심인데 그게 아이들에게 통한 것 같다"며 "'죽겠다'도 따라 불렀으면 좋겠다. 대신 '죽겠다'라는 어감이 좀 그럴 수 있으니 대신 '좋겠다'로 개사하면 어떨까 싶다"고 했다.

■ "아이콘의 장르는 '웰메이드 케이팝'"

아이콘이 걸어온 길에는 도전과 변화가 있었다. 멤버들은 아이콘의 음악을 한 단어로 정의하지 않는다. '웰메이드 케이팝'이라는 틀 안에서 다양한 장르로 그들만의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다.

"한 곳에 구색되지 않고 폭넓은 음악과 장르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사랑을 했다'로 대중적 인기를 얻으면서 앞으로도 새로운 느낌을 계속해서 시도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어요.(김동혁)"

"우리 노래들은 어떻게 보면 중구난방으로 들릴 수 있어요. 서브 타이틀곡 '바람'은 록 사운드고, 팝적인 노래, 말랑말랑한 곡들도 있는데 그런 면에서 신선함을 준다고 생각해요.(김진환)"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음악을 만드는 편이라서 아이콘의 장르는 '웰메이드 케이팝'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더 좋은 노래로 찾아 뵐 테니 기대 많이 해주세요. (비아이)"

끝으로 비아이는 "'죽겠다'는 정말 고생하면서 만든 곡이다. 결과에 연연하려고 쓴 노래는 아니지만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한다.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뉴 키즈: 컨티뉴'에는 타이틀곡 '죽겠다'와 서브 타이틀곡 '바람'을 비롯해 '온리 유' '칵테일' '줄게' 등 총 5곡이 수록됐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김상록 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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