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건강 관리 이렇게] 대낮 태양 피하고, 수시로 물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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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는 폭염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밤에는 열대야로 잠을 이루기 힘들 지경이다. 계속되는 폭염 속에 일사병, 열사병 등 온열 질환으로 병원 신세를 지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폭염을 건강하게 잘 이겨내고 열대야를 극복할 수 있을까.

온열 질환 위험 피하려면
가장 더운 낮 11시~2시
야외활동 삼가는 게 좋고
하루 물 1.5~2ℓ 섭취해야

미지근한 물로 목욕하고
바나나·체리 등 숙면에 좋아

■장시간 고열에 노출되면 온열 질환 발생

고열에 갑자기 혹은 계속 노출되면 체온 조절 기능이 무너진다. 열에 더는 견딜 수 없게 되면 몸은 이상 신호를 보낸다. 이런 반응이 바로 온열 질환이다. 온열 질환은 무더운 날씨가 원인으로 어지럼증, 발열, 구토, 근육 경련 같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며 심하면 숨질 수도 있다.

온열 질환은 열경련, 열탈진, 열실신, 일사병, 열사병 등이 있다. 열경련은 땀을 많이 흘렸을 때 몸에 꼭 필요한 수분과 염분이 부족해 생기는 것으로, 주로 근육 중심으로 경련이 일어난다. 가장 경미한 유형이다.

흔히 '더위 먹은 병'이라고 불리는 일사병은 더운 공기와 강한 태양의 직사광선을 오래 받아 몸이 체온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생기는 질환이다. 격렬하게 운동하는 사람들이나 뜨겁고 습기 찬 환경에서 두껍게 옷을 입는 사람들에게서 발생하기 쉽다. 일사병이 발병했을 경우 서늘한 곳을 찾아 환자를 눕힌 후 옷을 느슨하게 하고, 충분하게 수분을 섭취시켜줘야 한다. 의식이 없을 때는 신속히 가까운 병원 응급실을 찾아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열사병은 40도 이상의 체온 상승과 의식 변화를 동반한 긴급한 상태다. 온열 질환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경우다. 초기에는 심한 땀 흘림이 있으나, 이내 땀샘의 기능 장애가 발생해 건조한 피부 상태를 보일 수 있으며, 2시간 이내에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아주 높다. 열사병 증상을 보이면 빨리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정진우 동아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소장은 "온열 질환 증상이 있다면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겨서 체온을 낮추는 것이 좋다. 의식이 없다면 119에 바로 신고해야 한다"면서 "두통, 어지러움, 구토 같은 증상이 있으면 병원에서 수액 치료를 받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야외활동 줄이고 물 수시로 마셔야

건강을 위협하는 온열 질환을 예방하려면 우선 여름 중 가장 더운 시간대인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야외활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 실내 온도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 바깥과 온도 차가 크지 않게 유지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야외활동을 한다면 시원한 장소에서 휴식을 자주 취해야 한다. 외출할 때는 양산이나 챙이 넓은 모자를 이용해 햇볕을 차단하고, 헐렁하고 밝은 색상의 옷을 입는 게 좋다. 실내에선 커튼이나 천을 이용해 집 안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

특히 체온 조절 기능이 떨어지는 고령층이나 영유아, 만성 질환자는 온열 질환의 위험성이 훨씬 더 높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여름에는 땀으로 배출되는 수분이 많기 때문에 체내 수분 비율 균형을 위해 수분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하루 물 섭취량은 1.5~2L가 적당하다. 한 번에 많이 마시기보다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위나 장이 예민한 사람은 찬물보다 미지근한 물을 마시도록 한다. 찬물을 자주 마시면 속이 차가워져 복통이나 설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땀을 많이 흘렸을 때는 스포츠음료 등으로 염분과 미네랄을 보충한다.

제때 식사하는 것도 중요하다. 식사 때를 지키지 않아 체력이 떨어지면 심장 근육에도 무리가 와 심혈관 질환 위험이 더 커진다. 뜨겁고 소화하기 힘든 음식보다는 평소대로 음식을 먹되 시원한 음식과 수분을 많이 함유한 과일, 샐러드 등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먹는 게 좋다.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고 과일 섭취

열대야로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잠을 설치면 다음 날 피곤하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높아진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두통, 소화불량 같은 증상도 나타난다. 밤에 잘 때 더위를 피하려고 선풍기나 에어컨을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과도한 사용은 호흡기 질환과 면역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열대야 때문에 찬물로 샤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찬물로 차가워진 몸이 정상 체온으로 되돌아오는 데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오히려 숙면에 방해가 된다. 찬물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20분간 목욕이나 반신욕을 하는 게 혈액 순환에 좋고 근육 뭉침도 해소할 수 있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저녁 식사는 잠들기 3시간 전에 마치는 게 좋고, 잠자리에서는 스마트폰, TV, PC 등은 사용하지 않는 게 숙면에 좋다. 적당한 운동은 좋지만, 과도하게 하거나 잠들기 바로 직전에 운동하는 것은 좋지 않다.

잠자는 데 도움을 주는 음식은 바나나, 키위, 체리, 상추, 우유 등을 꼽을 수 있다.

바나나 속에 있는 마그네슘 성분이 세로토닌 생성을 돕고 근육을 이완해 숙면을 유도한다. 키위에 함유된 칼륨과 칼슘, 마그네슘은 마음을 진정시킨다. 체리도 필수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풍부한 과일이다. 상추도 멜라토닌 함유량이 많다. 잠들기 전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마시는 것도 좋다. 우유 속 멜라토닌의 주성분인 트립토판이 긴장을 완화하고 체온을 높여 수면을 유도한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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