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전역 폭염과의 전쟁] 산업 현장엔 '식염 포도당' 도로엔 '살수차' 여름나기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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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푹푹찌는 역대급 가마솥 폭염으로 부산 전역이 '여름 나기'에 비상이 걸렸다. 각 지자체는 무더위쉼터 등을 대폭 증설했고 산업 현장에서는 얼음물은 필수가 됐다.

부산 지역 한 철강업체에는 이달 초부터 '알약'이 등장했다. 근로자들이 하루 2~3번 먹는 이 알약의 정체는 '식염 포도당'. 섭씨 1530도가 넘는 전기로 안에서 방열복을 입고 작업해야 하는 현장근로자의 탈진을 막기 위한 약이다. 본격 무더위가 찾아온 지난 16일부터 현장 근로자에게 오전에는 식혜나 미수, 더위에 지치기 쉬운 오후 3~4시에는 냉국수 등 시원한 간식을 나눠주고 있다. 얼음 제빙기도 곳곳에 등장했다.

철강업체, 얼음 제빙기 등 제공
시내 곳곳 그늘막·쉼터 크게 늘려

소방본부 온열환자 이송 벌써 5건

올해 폭염일수 30일 훨씬 넘을 듯
노약자 낮 시간 야외활동 자제해야

가로수가 없는 곳과 횡단보도 주변 등 시내 곳곳에는 폭염방지 그늘막 100여 개가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20개에 비해 5배 늘었다. 폭염 취약지역 100곳 건물 옥상에는 햇빛과 태양열을 반사하는 차열페인트를 시공하는 '쿨루프(Cool Roof)' 사업이 한창이다. 쿨루프는 건물 표면이 햇빛을 반사시켜 실내온도를 1~3도가량 낮추는 효과가 있다. 사회복지관 등 865개소에 운영됐던 무더위쉼터는 1006개소로 늘렸다. 산업 현장에서도 무더위 휴식 시간을 지정 운영한다. 살수차 40대는 주요도로에 온도 낮추기에 투입된다. 지난해 부산시 폭염일수는 30일이었으나 올해는 이를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더운 여름 온열 질환 등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어나는 만큼 부산지역 병원들도 여름나기 준비에 한창이다. 좋은삼선병원은 최근 야외 주차담당 직원들에게 쿨스카프와 손선풍기, 자외선 차단제를 선물했다. 초복이었던 지난 17일에는 병원 간호사회에서 환자들에게 팥빙수를 제공했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분들이 건강하게 여름을 날 수 있도록 무더위가 가실 때까지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7~8월 총 16건의 폭염 이송 상황이 발생했는데 올해는 7월 중순임에도 벌써 5건이 발생했다. 대부분이 열탈진, 열경련, 열사병 등이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역대급 폭염이다 보니 열상 환자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좋은삼선병원 김우연 응급의료센터장은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해 더위에 약한 노인과 영유아는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야외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며 "외출 시엔 모자와 헐렁한 옷을 착용하고, 주기적으로 그늘에서 쉬면서 수분 공급도 충분히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용·서유리·최강호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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