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신항 지반 침하, 정밀진단 서둘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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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신항에서 지반 침하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5부두 보안 펜스 주변 아스팔트가 어른 발이 빠질 만큼 움푹 패는가 하면 아스팔트 간 낙차도 발생했다는 소식이다. 부두 안 도로 곳곳이 쩍쩍 갈라지는 부등침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두뿐만 아니라 배후 단지의 창고에서도 침하가 발생하기는 마찬가지라고 한다. 적재한 화물이 기울어지고 심지어 지게차 운영도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부산항 신항 배후단지 물류협회의 '웅동지구 지반침하 실태조사'에 따르면 17개 업체에서 지반 침하로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다. 수년 전부터 지반 침하가 목격되었고, 화물 파손 우려로 물류업체에 화물을 맡기지 않으려는 현상마저 나타나는 상황에 부닥쳤다는 것이다. 업체들이 300여만 원에서 2억여 원의 돈을 들여 지반 보강 공사를 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부산항만공사는 "연약지반인 매립지여서 지반 침하는 불가피하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부산신항 지반 침하의 원인부터 규명해야 한다는 데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지반 침하가 수년째 진행되고 있는데, 그동안 아무런 조치도 없었다는 것은 대형사고가 일어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 부산항만공사는 지반 침하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커 물류업체가 반발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지반 침하가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에 대한 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부산시와 해양수산부는 부산 곳곳에서 일어나는 싱크홀과 지반 침하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두고 대처해야 마땅하다. 부산은 낙동강, 수영강 등 강가와 해안의 연약지반에 대규모 개발이 이뤄져 지반 침하가 상시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에 귀 기울여야 한다. 침하량 차이에 따른 부등침하로 구조물이 무너질 개연성이 높을뿐더러 지진이라도 발생하면 물이 치솟아 오르는 '액상화'로 대형사고에 직면할 우려가 높다. 늦기 전에 부산신항 지반 침하에 대한 정밀진단부터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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