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줄인다더니… 역주행하는 공공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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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공공부문 신규 일자리 가운데 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이 예년보다 크게 떨어진 대신 무기계약직 비중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업과 공공기관이 고용 규모를 키우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정책' 기조 아래 무기계약직을 대거 채용하는 편법을 취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16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직원 500명 이상의 공기업·공공기관 136곳이 올해 1분기(1∼3월) 신규로 채용한 규모는 총 7901명으로, 이 가운데 정규직은 약 73.1%인 5778명, 무기계약직은 26.9%인 2123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다만, 비정규직이나 파견·용역처럼 본사에 소속되지 않은 소속외근로자는 통계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신규 채용 정규직 비중
올해 73%로 뚝 떨어져
무기계약직 27%나 차지


올해 공공부문 신규 채용에서 정규직 비중은 과거보다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신규 채용 2만 1135명 가운데 정규직 비중이 93.3%(1만 9726명)이었다. 2016년에도 1만 9634명 중 정규직 비중이 92.6%(1만 8178명)이었고, 2015년에도 1만 8022명 중 정규직은 89.8%(1만 6185명)였다.

일례로 한국체육산업개발㈜은 올해 1분기 849명을 채용했다. 지난해 연간 신규채용 규모(21명)에 비해 40배 이상 많지만 모두 무기계약직이었다. 코레일네트웍스㈜(46명)·신용보증기금(25명)·한국장애인고용공단(24명)·한국인터넷진흥원(12명) 등도 올해 신규 채용자를 모두 무기계약직으로 뽑았다. 한국마사회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도 각각 296명, 91명을 뽑았으나 정규직은 2명씩이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공기업 등이 무기계약직을 많이 뽑아 고용을 늘리면 좋은 평가 점수를 받으면서도 정규직 부담은 줄일 수 있어 일종의 꼼수로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현수 기자 son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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