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곰팡이 피부질환] 피부가 시원하게… 잘 씻고, 잘 말리고, 통풍 잘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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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여름철에는 피부 문제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여름은 강한 자외선과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피부에 쉽게 트러블이 생기고, 기존 질환이 악화하는 등 피부 관리가 어려운 계절이다. 여름철에는 곰팡이의 성장 속도가 빨라 자칫 방치하면 질환이 심해질 수 있다. 여름철 주의해야 할 곰팡이 관련 질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가장 흔한 곰팡이증 무좀
사타구니 백선·어루러기
피부과 외래환자 10~20%

무좀 방치 땐 세균 감염
봉와직염까지 생길 수도

발·사타구니·겨드랑이 등
청결하고 땀 안 차게 해야

■조기에 치료해야 악화 막아

장마철이나 여름철의 덥고 습기가 많은 환경은 곰팡이가 자라기 좋다. 곰팡이는 햇빛이 들지 않고 습기가 많은 환경에서 주로 활동하는 미생물로, 지금까지 알려진 곰팡이는 약 10만 종에 달한다. 이 중 약 200종은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킨다.

곰팡이는 콧물, 코막힘, 결막염, 호흡기와 피부 질환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으며, 면역체계가 약해진 사람 혹은 만성 폐 질환을 가진 사람에게는 폐 속에 감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곰팡이로 흔히 겪는 문제는 피부 질환이다. 피부 곰팡이증은 곰팡이에 의해 발생하는 피부 질환을 총칭하며, 표피를 침범하는 얕은 피부 곰팡이증과 진피 아래로 침범하는 깊은 피부 곰팡이증으로 나눈다.

곰팡이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피부 질환으로 피부의 표면, 털, 손·발톱 같은 각질에 곰팡이가 번식하는 얕은 피부 곰팡이증인 무좀, 사타구니 백선, 어루러기가 있다. 매우 흔한 피부 질환으로 피부과 외래환자의 약 10~20%를 차지한다. 무좀, 사타구니 백선, 어루러기는 간단한 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고 치료도 잘 되는 질환이므로 조기에 피부과에서 치료받는 것이 좋다.

■무좀 방치하면 피부에 세균 감염

무좀은 발백선증이라고도 하며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백선증으로 전체 백선증의 33~40%를 차지한다. 고온다습한 환경과 항상 신발과 양말을 신고 생활해 축축해진 발에는 곰팡이가 번식하기 쉽다. 목욕탕, 수영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환자에게 떨어진 각질을 통해 발에서 발로 전염되기도 한다. 증상으로는 수포형, 지간형, 각화형 중 하나의 형태로 나타나거나, 두 가지 이상이 동시에 나타날 수도 있다.

수포형은 발바닥, 발가락, 발의 측면에 작은 물집이나 농포가 여러 개 나타난다. 지간형은 발가락 사이, 특히 넷째와 새끼발가락 사이에서 잘 생기는데 물에 불린 것처럼 피부가 허옇게 변하고 껍질이 일어나면서 빨갛게 짓무르거나 갈라진다. 각화형은 발바닥과 손바닥의 피부가 두꺼워지고 단단해지면서 갈라지고 껍질이 일어난다.

무좀을 방치하면 곰팡이가 발톱까지 침투해 비교적 오랜 기간 먹는 무좀약으로 치료해야 하고, 사타구니, 몸통, 두피 등 다양한 부위로 옮겨가기도 한다. 무좀 때문에 짓무른 피부에 세균이 감염되면 봉와직염(진피와 피하 조직에 나타나는 급성 화농성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무좀을 예방하려면 발을 매일 잘 씻고, 마른 수건으로 발가락 사이를 잘 닦아낸 후 잠시 말려야 한다. 양말은 면으로 된 것을 신되, 약간 여유가 있는 게 좋고, 신발도 약간 여유가 있어서 통풍이 잘되는 것이 좋다.

설정은 인제대 부산백병원 피부과 교수는 "무좀은 잘 치료되지 않는 피부병으로 알고 있으나, 최근에 새로 개발된 무좀약은 치료 효과가 매우 높아서 무좀 대부분은 몇 주나 몇 개월 만에 없어질 수 있다"면서 "무좀 치료에 관해 여러 가지 민간요법이 퍼져 있는데, 식초나 구강청결제, 마늘즙같이 효과 없이 부식작용이 강한 것이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피부 청결히 하고 통풍 잘해야

설정은 부산백병원 피부과 교수가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부산백병원 제공
사타구니 백선은 백선증 환자의 20~30%를 차지하며, 대부분 성인 남성에게 발생한다. 여름에는 악화하고 겨울에는 호전돼 색소반만 있고 증상은 없는 경우가 많다.

발백선증과 동반해 나타나는 경우도 많아 사타구니 백선이 있는 경우 발백선도 확인하는 게 좋다. 사타구니 백선은 사타구니에 붉은 반점이 쌀알만 하게 나타난 후 점차 많아지면서 아치 모양으로 배열된다. 점차 진행되면 회음부, 항문 주위, 엉덩이까지 번진다. 흔히 습진으로 오인하고 부신피질호르몬제를 바르면 증상이 악화할 뿐만 아니라 부작용으로 살이 트기도 한다.

사타구니 백선을 예방하려면 땀을 잘 흡수하는 속옷을 입고, 바지도 여유 있는 것을 입어 통풍이 잘되도록 해야 한다. 온종일 앉아서 일하는 사람들은 수시로 일어서서 사타구니에 땀이 차지 않도록 통풍을 해야 한다. 사타구니 백선은 항진균제를 바르면 수일에서 수 주 이내에 증상이 호전되지만, 그 이후에도 한 달 정도 더 발라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어루러기는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들의 목, 가슴, 등, 겨드랑이, 어깨, 팔에 반점으로 시작해 점차 넓어지면서 합쳐진다. 약간의 가려움 외에 별다른 증상은 없으나, 미용상 보기가 좋지 않고 얼굴처럼 햇빛에 노출되는 부위는 자국이 저색소 반점으로 남는 경우도 있다.

바르는 국소 제제로 치료할 수 있으나, 적어도 2주간 매일 시행하고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샴푸제를 적용하는 게 좋다. 몸에 땀이 차지 않도록 하고, 샤워를 자주 해서 피부를 청결하게 하면 예방할 수 있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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