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칼럼] 피곤할 땐 '침' 한 방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김종혁 경락한의원 원장

조선 말의 명의 이제마 선생은 마을마다 의원이 있는 살기 좋은 세상을 꿈꿨다. 100년이 지난 지금 우리 후손들은 마을마다 의원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건물 몇 개만 건너면 의원이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뿐인가. 국가 차원의 의료보험제도로 질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저렴하게 받을 수 있는 혜택까지 누리고 있다.

이렇게 좋은 세상에 살면서 집이나 직장 근처에 있는 의원을 꼭 병이 나서 아플 때만 찾아가야 할까? 좀 더 잘 활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우리는 질병에 걸리고 나서야 치료할 방법을 찾는다. 하지만 순서를 보면 질병에 걸리기 전에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이 먼저다. 피로나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고 인체 균형이 무너진 다음에 질병에 걸린다.

피곤하다고 느낄 때,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이 정도 상태에서 가까이에 있는 한의원을 찾아가 보자. 한의사에게 진찰을 받아보면 어느 장부와 경락에서 균형이 무너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간의 기운이 꽉 막혀 답답해져 있을 수도 있고, 간의 기운이 떨어져 기능을 못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이때 간의 막힌 기운을 뚫거나 부족한 기운을 보하는 침을 맞는다. 따뜻한 침대에 누워 한숨 자고 일어나면 잠자는 사이에 간 경락이 조절되고 균형이 잡혀 몸이 가벼워지고 기분이 좋아짐을 느낄 수 있다.

가슴에 울화가 차서 화병이 나기 직전이라면 심장의 화를 빼 주는 침을 맞고 잠시 쉬어 보자. 마음이 차분해지고 진정된다. 비 오기 전 몸이 천근만근이라면 몸속 습기를 조절하는 침을 맞고 쉬어보자. 한의원을 나갈 때는 몸이 가뿐해져 있을 것이다.

침 외에 다른 방법도 많다. 몸이 차가운 사람이 뜸을 뜨면서 쉬고 나면 몸이 따뜻해지면서 활력이 생긴다. 어혈이 많은 사람은 부항을 붙이고 있으면 순환이 활발해져 몸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몸이 틀어져 있는 사람은 추나로 골격을 바로 잡는 게 보약이다. 피로와 야근에 지친 남자가 간을 보호하는 약침을 맞는다거나, 갱년기 증후군을 겪는 여성이 자궁을 돕는 약침을 맞는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큰 병에 걸려 치료비를 걱정하기 전에 가벼운 불균형을 쉽게 바로 잡아 건강을 유지한다면, 개인의 인생에도 좋지만, 우리 사회 전체에도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