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너지학교서 특별 강연 윤순창 서울대 명예교수 "미세먼지 가장 큰 피해는 국민의 공포심"
"하늘이 파랗게 될 때까지 미세먼지를 줄여야 합니다. 미세먼지를 줄이는 것은 정부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줄이는 것입니다."
최근 부산에너지학교에서 특별 강연하기 위해 부산에 온 윤순창(과학기술한림원 대외협력 부원장)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명예교수를 만났다. 윤 교수는 미세먼지 국가전략 프로젝트 운영위원장도 맡고 있다.
경유차 사용 자제 대중교통 권장
수소차 등 대체에너지 찾아야
윤 명예교수는 "평소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 즉 우리가 모두 미세먼지 배출원이다"라면서 "시민들이 되도록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경유차는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발전소 같은 대형 배출원은 정부가 에너지 대체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만 40년 이상 연구한 윤 명예교수는 4년 전 은퇴하기 전까지 제주도에 대형 채집기를 설치하고 중국에서 날아오는 오염 물질을 연구했다. 윤 명예교수는 우리나라 미세먼지 가운데 중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 30~50%로 추정할 뿐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미세먼지는 국내 원인이 절반 정도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의 99.9%는 화석연료 사용에서 생깁니다. 이산화황, 질소산화물, 오존 등 지구 대기 환경을 오염시키는 물질은 100% 화석연료 사용으로 발생하죠." 윤 명예교수는 미세먼지로 인한 폐해가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말했다.
"OECD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인구의 100%가 위험한 농도의 미세먼지에 노출돼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OECD 다른 국가보다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률이 2배 이상입니다. 이 상태로 2060년이 되면 조기 사망률이 지금보다 3~4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미세먼지의 심각성도 더 높아졌단다. 과거에는 호흡기 질병을 유발하는 스모그 정도로 여긴 초미세먼지는 지금은 사람의 인체에 흡수돼 혈관에 침투하면 염증 유발, 심근경색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판명됐다고 윤 명예교수는 설명했다.
"미세먼지는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죠. 미세먼지로 인한 전 세계 조기 사망자는 700만 명 정도로 추정합니다. 1년 세계 사망자가 5500만 명이라고 보면 10%가 넘는 인구가 미세먼지로 인해 조기 사망하게 되는 것이죠. 우리나라도 매년 3만 명 정도가 미세먼지로 인해 조기 사망한다는 연구 보고도 있습니다."
윤 명예교수는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 중 가장 큰 것은 국민들의 공포심이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야외수업을 한다면 걱정하는 학부모가 많죠. 교실에 공기청정기를 두는 것이 공약이 될 정도로 미세먼지는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88올림픽 이후 줄어들던 미세먼지가 이명박정부 때 '클린경유'를 표방하며 심각해졌다는 윤 명예교수는 미국과 일본은 경유 승용차가 거의 없고, 영국에서는 식당에서 고기를 구울 때 배출하는 연기도 100% 처리하는 것처럼 우리도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 명예교수는 "전기자동차도 화석연료로 생산한 전기를 사용하기에 대안이 될 수 없다"며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수소에너지 자동차를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등 대체 에너지를 찾아야 미세먼지 걱정 없는 지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사진=정종회 기자 j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