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래가 금지된 도시' 노래로 저항하는 수탉
'수탉과 독재자' 카르멘 애그라 디디

개들은 멍멍 짖고 교회에선 종이 울리고 자동차는 부릉부릉 달리고 노래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도시 라파즈. 노래를 자주 부르니 라파즈는 시끄러운 도시이기도 했다. 새로운 시장을 뽑을 때, 페페 후보는 라파즈를 조용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공약을 내걸었고 시장으로 당선된다.
독재자 시장에 맞선 수탉 가이토 
진실 위해 싸우는 사람들 이야기
페페시장이 들어선 후 도시에 새로운 법이 생긴다.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지 말아주세요'이다. 그러다가 이 법은 시간이 지나며 점점 더 가혹한 내용으로 변한다 '집에서 노래를 크게 부르지 마시오' '노래를 크게 부르지 마시오' '노래를 부르지 마시오' '무조건 조용히 하시오'로 말이다. 이제 라파즈는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사람들은 노래하는 법조차 잊어버린 듯했다.
그렇게 7년이 지날 즈음 수탉 가이토가 가족을 데리고 라파즈로 이사왔다. 가이토 가족은 향기로운 망고나무에 둥지를 틀었다. 다음 날 아침 가이토는 눈을 뜨자마자 목청 높여 '꼬~끼~오'라고 노래를 불렀고 페페 시장은 화가 났다. 이 도시에서는 노래를 부르는 것이 금지되어있다고 가이토에게 말하지만, 가이토는 "이렇게 향기로운 나무에서는 노래가 절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페페 시장은 가이토가 노래하지 못하도록 즉각 망고나무를 잘라버렸다.
그때부터 가이토와 페퍼 시장의 싸움이 시작된다. 시장은 가이토가 노래하지 못하도록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어 노래가 나온다' '먹는 것이 있어 노래가 나온다' '아름다운 햇살이 있어 노래가 나온다'라는 가이토의 말을 듣고 페페 시장은 가이토를 가족과 격리해 닭장에 가두고 먹이도 주지 않는다. 심지어 햇살을 보지 못하도록 담요로 닭장을 덮어버린다. 어둠 속에서도 가이토는 포기하지 않고 노래한다.
마침내 페페 시장은 가이토가 노래를 멈추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위협하고 가이토는 내가 죽는다해도 노래를 사라지게 할 수는 없을 거라고 답한다. 그동안 가이토의 노래로 인해 라파즈 사람들은 잊었던 노래를 떠올리게 되고 다시 라파즈에 하나둘씩 노래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수탉과 독재자>는 수탉 가이토와 페페 시장의 대결을 통해 아이들에게 독재와 저항에 대한 메시지를 명쾌하게 전달한다.
작가는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수탉처럼 우리도 저마다 누구도 짓밟을 수 없는 우렁찬 목소리를 가지고 태어난다. 하지만 점점 자신의 소신을 굽히고 목소리를 삼키는 방법을 익힌다. 하지만 누구나 그런 건 아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요구에 저항하고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진실을 외치는 사람은 늘 존재한다. 그런 사람들로 인해 우리는 다시 노래 부를 용기를 얻는다'라며 자신이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을 썼다. 카르멘 애그라 디디 글/유진 옐친 그림/김경희 옮김/길벗어린이/48쪽/1만 3000원.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