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테크] 김보훈 스토리앤브라더스㈜ 대표 "직장인 창업·이직 '콕' 집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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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앤브라더스㈜ 김보훈(왼쪽) 대표와 진현주 이사가 플랫폼 '사피언스'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두 사람은 사피언스가 창업과 이직을 통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 되기를 바란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일이 뭔지 아세요?"

이 질문은 스토리앤브라더스㈜ 김보훈 대표의 오랜 고민이었다. 동료와의 갈등, 낮은 연봉 등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직장인이 허전함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본인의 꿈과 멀어지는 현실이다. 하지만 창업과 이직은 쉽지 않다. 항상 위험부담이 존재한다. 창업이나 이직을 준비하다 현재 회사에 소문이라도 나는 날이면 현재와 미래도 잃게 될 수 있다.

SNS·인터넷 글·논문 분석
구직자 성향·보유기술 소개
플랫폼 '사피언스' 개발
개인정보 '비공개' 보안 철저

중기 연구 프로젝트 지원
오픈 R&D 시장에도 도전

이러한 점을 김 대표는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김 대표 스스로가 삼성전자, 두산인프라코어, GS칼텍스 등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기업을 고루 거친 엔지니어였지만 자신의 꿈에서 멀어지는 것을 느끼며 힘들어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기처럼 힘들어하는 이들을 도울 방법을 찾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팀 만들어드립니다

김 대표는 사람의 중요성을 잘 알았다. 김 대표는 "창업을 할 때 좋은 사람을 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또 어렵다"며 "특히 기존 구성원이나 창업가와의 '성격 궁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래 지켜보면 좋겠지만 스타트업들은 대기업처럼 합숙 면접과 같은 정밀하게 검증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이 현실. 이는 김 대표가 2016년 12월 팀 빌딩 지원 플랫폼 '사피언스'(Sapiens)를 만든 이유가 됐다. 사피언스는 SNS나 인터넷상에 본인이 쓴 글이나 댓글을 분석해 성향을 알려주는 기능을 가졌다. 초기 창업가들이 겪는 사람 간 갈등 문제를 예방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성향뿐만 아니라 인재가 가진 기술도 매칭해준다. 가령 '마케팅'에도 국내와 외국의 방법이 다르다. 문화권마다 마케팅 방법이 다를 수 있다. 꼭 맞는 인재를 고르도록 사피언스는 새로운 도전을 원하는 이들의 논문을 분석해 인재가 필요한 회사와 일터가 필요한 인재를 이어준다.

사피언스에서 개인 정보는 '절대 비공개'다. 이유는 간단하다. 행여 창업이나 이직에 실패하더라도 현재 몸담은 회사에서 그대로 남을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안전장치다.

스토리앤브라더스의 기술력과 사업성은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벤처캐피털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로부터 6억 원을 투자받았고,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퍼스트 펭귄'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사람 하나 채용이 부담스러운 스타트업들에 필요한 인재가 가진 기술과 성향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면 인사 관련 큰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 R&D 시장 주도할 것

김 대표는 미국 유학 시즌 '싸게 유학하는 법'을 공유해 미국 지역의 언론에 소개되기도 한 괴짜다. 자신도 '좋게 미친놈'이라는 표현을 가장 좋아한단다. 싸게 유학하는 법의 핵심은 정보 공유. 정보는 모을수록 힘이 된단다.

대기업 개발팀에 오래 있으면서 그는 공유 없는 '부서의 장벽'을 뼈저리게 느끼기도 했다. 김 대표는 "실제 외부의 도움을 받으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인데 회사 내부에서만 해결하려니 답이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중소기업 연구개발(R&D)은 인력 풀도 작으니 대기업보다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사피언스를 통해 오픈 R&D 시장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에서 연구 프로젝트를 올리면 해결할 수 있는 인재들이 지원하는 방식이다. 혼자서 해결하기 힘들 경우 프로젝트팀원을 모을 수 있다. 이때 사피언스의 논문을 통해 전문가를 모으는 방식을 활용할 수도, 인재들의 성향을 분석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외부 전문가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중소기업 R&D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창업, 인력 등의 개발에 많이 노력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한국은 새로운 시도에 따른 실패 리스크가 너무 큰 데 사피엔스는 이러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자신의 꿈에 도전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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