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출범 해양진흥공사 황호선 초대 사장 "해운 재건 본격화, 해양강국 주춧돌 놓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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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초대 사장이 조직을 강하게 장악하고, 대외적으로도 정부 부처와의 협상력을 높여 해운·조선업을 재건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황 사장은 지난달 29일 기자와 만나 해양진흥공사 사장직에 임하는 자세와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정부에 휘둘리지 않고
인원 확충 등 할 말 할 것
김동연 부총리 만나
자본금 확충 설득 계획

황 사장은 한국선박해양, 한국해양보증보험 등 공사에 통합되는 조직과 신규 채용한 임직원들을 어떻게 융화시켜 조직을 안착시킬 것이냐는 질문에 뜻밖에 해양수산부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했다.

"공사 사장으로 내정됐다는 통보를 받고 본부장 선임 발표는 조금 미뤄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는데 28일 함께 발표하더라고요."

황 사장은 함께 호흡을 맞춰 일할 본부장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고 나름 적격성을 판단한 뒤 인선 내용을 발표하기를 바라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해수부는 해양진흥공사설립추진단은 황 사장에게 촉박한 공사 출범 일정 때문에 인원 구성을 비롯해 여러 측면에서 준비가 늦어졌다며 함께 발표할 수밖에 없는 점에 대한 양해를 요청했다.

이에 황 사장은 "해운·조선 상생을 통한 해운 강국 건설이라는 막중한 국정 과제를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본부장과 직원들이 함께 일할 만한 사람인지 살펴보고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새로 뽑는 방법까지 찾겠다"고 밝혔다. 150명 수준으로 논의되던 직원 수가 100명 선으로 줄어든데 대해서도 "전체 인원도 부족하다면 충원할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떠밀리듯 정부 부처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다. 부드러운 느낌의 외모와 달리 강직한 기개가 느껴졌다.

또 다른 과제가 있다. 자본금으로 보자면 해양진흥공사는 '부실 출범'이다.

초기 법정 자본금은 5조 원에 한참 못미치는 납입 자본금 3조 1000억 원으로 출발한다. 공사로 통합된 한국선박해양과 한국해양보증보험 자본금(1조 5500억 원)에다, 지방 항만공사 정부 출자증권 전환 1조 3500억 원을 추진하고 있고, 지난해 예산에서 확보된 현금 출자는 2000억 원뿐이다. 업계에서는 자본금 10조 원은 돼야 공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본다.

황 사장은 부족한 자본금을 어떻게 확충할 것이냐는 질문에 "채권 발행이나 보증 등 기존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공사 출범 후 자본금 확충 계획을 자체 수립해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만나서 설득해보겠다"고 했다.

김동연 부총리가 사무관 시절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정책학 석·박사 과정을 밟았는데 이 때 같은 대학 경제학 박사 과정에 먼저 들어와 있던 황 사장과 인연을 맺었다. "친분이나 인간관계가 아니라 공사가 제역할을 하기 위해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김 부총리도 충분히 이해하도록 잘 준비하겠다"는 말도 빠뜨리지 않았다.

황 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친구다. 해양진흥공사 앞에 놓인 수많은 과제를 풀어가려면 청와대와의 강력한 소통 능력 외에 뭔가가 더 필요할지 모른다. 황 사장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사진=김경현 기자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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