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살생부' 충격에 빠진 부산 대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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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본보 21일 자 1면 보도)의 후폭풍이 거세다. '살생부'에 올라 정원 감축과 재정 지원 제한 위기에 내몰린 대학들은 충격에 빠졌다. 이의신청과 더불어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한 2단계 평가 준비에 분주하다.

교육부가 20일 전격 공개한 대학기본역량진단 1단계 평가(전국 323곳 대상)의 가결과, 부산에서는 4년제 4곳과 전문대 3곳 등 7곳이 자율개선대학에서 빠졌다. 자율개선대학은 2019년부터 3년간 사용 제한 없는 일반재정을 지원받고, 자율적으로 정원을 감축한다. 따라서 7개 대학은 강제로 정원을 감축하고 재정 지원도 줄거나 끊길 위기다. 이의신청 절차가 있지만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 최종 확정된다.

자율개선대학 7곳 미포함
정원 감축·재정 제한 위기
한국해양대 등 "이의신청"

"권역별 평가로 의외의 결과"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곳은 국립 한국해양대다. 다른 대학과 달리 20일 바로 공식 입장을 냈다. 해양대는 "졸업생 취업률, 장학금 지원, 전임 교원 확보율 등 정량지표가 대부분 만점이었다"며 "해양 분야 특화 대학으로서 국제해사기구 기준에 맞춰 이수해야 하는 전공필수 과목이 많다보니 정성지표인 교육과정 강의개선 등에서 불이익을 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해양대는 이의신청을 진행하고, 2단계 평가에도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탈락한 대학의 한 총장은 "그동안 정부 사업에도 많이 선정되고 지역민과도 함께했는데, 왜 탈락을 했는지 납득이 안 간다"며 "다음 달 11일까지 2단계 평가 보고서를 내는 데 힘을 쏟아 최악의 경우는 피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다른 4년제 대학 관계자는 "대학 분위기가 침체될 정도로 충격이 크다"며 "어차피 변화가 필요한 시점인데 충격요법을 통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같은 재단 소속 전문대와 4년제 대학의 당락이 엇갈린 곳도 있다.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된 전문대 관계자는 "우리는 포함됐지만 자매 대학이 안 되어서 조용하게 자축한다"고 귀띔했다.

공개적인 설명이 없다보니 탈락 배경에 대한 뒷말도 무성하다. 부산의 한 대학 관계자는 "전국 단위로 평가를 하던 과거와 달리, 권역별로 평가를 하다 보니 우려대로 부산에서 의외의 결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살생부에 오른 대학들은 당장 9월 시작될 2019학년도 수시모집에서 타격이 예상된다. 부산시교육청 진로진학지원센터 권혁제 센터장은 "학생들이 해당 대학을 지원할 때 아무래도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원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재정지원 감소로 장학금은 줄고 교육시설도 열악해지면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평가를 계기로 대학들이 특성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백화점 식으로 학과를 나열해서는 앞으로 살아남기 힘들다"며 "선택과 집중을 하고, 시대에 맞게 교육과정도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마선·이우영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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