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으로 치닫는 고용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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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5월의 월 평균 취업자 증가 폭이 9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활동의 '허리'로 꼽히는 30대와 40대 취업자 수는 각각 8개월과 31개월 연속으로 감소해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분석한 결과, 1∼5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과 비교해 월 평균 14만 9000명이 증가했다. 월별로 △1월 33만 4000명 △2월 10만 4000명 △3월 11만 2000명 △4월 12만 3000명 △5월 7만 2000명이다. 이 같은 1∼5월 취업자 증가 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5월 월 평균 17만 2000명 감소를 기록한 후 가장 적은 것이다. 지난해 1∼5월의 경우 월 평균 37만 2000명 늘어난 것에 비춰보면 1년 사이에 증가 폭이 절반 이상 줄었다.

'취업자 증가' 5월 10만 붕괴
올해, 9년 만에 최저치 추락
40대 취업자 31개월 연속 ↓
정부 전망치와 크게 어긋나
"최저임금 등 유연한 정책을"

다른 고용 지표도 크게 악화했다. 올해 5월 실업률은 4.0%로 2000년 5월 4.1%를 기록한 후 5월 기준으로는 18년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달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0.5%로 해당 통계가 제공되는 1999년 이후 5월 기준으로 최고치였다.

특히 40대 취업자 수는 5월에 669만 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만 8000명이 줄어 31개월 째 감소세였으며 30대도 5월에 561만 6000명으로 3만 1000명이 줄어 8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40대 취업자가 31개월 째 감소했다는 것은 1982년 통계 집계가 시작된 뒤 최장 기록이다. 반면 50대와 60대 일자리는 각각 4만 6000명과 2만 4000명이 늘어나 계속 증가 추세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30~40대는 경제의 핵심인구인데 제조업이나 건설업 일자리가 줄면서 그렇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50~60대는 정규직보다는 아르바이트 형태의 비정규직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제조업 취업자 수는 2개월 연속 감소했고 건설업도 1~5월에 월 평균 4만 9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자영업자가 많은 △숙박 및 음식점업 △도매 및 소매업의 취업자는 각각 12개월과 6개월 연속 줄었다.

정부는 올해초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말 전망한 취업자 증가 숫자가 32만 명이었다. 정부의 전망치가 현실과 크게 어긋난 것은 정책에 대한 기대효과는 강조한 반면, 위험요인에 대한 치밀한 분석은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정부는 지난해 3% 성장 달성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경기가 둔화국면이라는 점을 간과한 것 같다"며 "최저임금 인상이나 주 52시간 근로 등의 정책을 유연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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